누구나 어릴 적 선망의 대상이었던 학교 선생님에 대한 기억을 갖고 있다. 선생님을 아주 하늘같은 분, 완벽한 분으로 여겼다. 그러나 미국식 교육을 받고 자란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면 한갓 우스개 소리로 여긴다.
한국이든 미국의 이민사회에서든 성도들이 마음에 표준으로 삼고 있는 목회자상을 여기에 비교해 본다. 세상적인 것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파악하되 절대 물들면 안 되는, 지식과 지혜가 풍부하되 절대로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는 이미지를 간직한다.
그래서 종종 강단에 서서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목사님을 볼 때와, 현실 속에 있는 목사님의 모습에 큰 차이를 발견하곤 시험에 빠지는 성도들을 보아 왔다.
사모는 어떠한가. 특별히 이민교회에서 사모의 위치는 정말로 ‘정체성’을 찾기 어려운 자리이다. 사모의 정체성을 지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나뿐만 아니라 주변의 사모님들의 얘기를 들으며 뼈저리게 느껴왔다.
아울러 많은 성도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이 목회자 가족이다. 다분히 나만의 편견일지 몰라도 목회자 가족은 자랑을 삼가야 한다. 내가 강단에 선 남편에게 설교 중 바란 것의 하나는 절대로 가족 이야기는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특히 사모를 추켜세우는 일은 금기다.
자녀의 좋은 점을 칭찬하거나 공부를 잘해 일류대를 입학해도 큰 소리 내지 말아야 하고, 애들이 못나서 말썽을 피워도 이를 위해 기도를 부탁할 수도 없다. 그래도 차라리 슬픈 일이라면 기도의 부탁과 함께 나눌 수 있지만, 기쁨을 함께 나누는 것은 참으로 어려워 보인다.
교회의 크기와 목회의 외형적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대부분 목회자와 가족들은 교회 안에서 분명한 정체성을 보여주는 일에 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김인숙/목회자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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