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의 젊은 작가, 5개의 서로 다른 미디움 그리고 5개의 다른 컨셉을 가진 작품을 한 공간에서 만난다면 그 효과는 산술급수가 아니고 기하급수다(?!). 18일 오프닝 리셉션을 시작으로 8월 28일까지 첼시의 매리 라이언 갤러리(Mary Ryan Gallery)에서 열리는 한인 현대 작가 5인 그룹전의 제목 ‘53: Multiplicity of Contemporary Art from South Korea)’을 편리하게 해석한다면 그런 의미가 아닐까싶다.
제프리 리 큐레이터는 현재 뉴욕에서 활동하는 한인 아티스트 중 가장 주목받는 작가들인 김신일, 임상빈, 안정주, 문지하, 윤희섭씨가 참여하는 이번 전시를 “ 특정한 유행이나 정형성이 없다는 것이 한국 현대 미술의 특징임을 보여주는 전시”라고 설명한다. 90년대 이후 세계 미술시장에 총아로 떠오른 중국의 작가들이나 일본 작가들과는 달리, 70년대 한국에서 출생하고 민주화와 대중문화의 세례를 받은 한인 작가들의 작품 성향은 ‘서로 다른 개성을 추구하는 다양성’으로 정의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들의 작품이 함께 전시될 때 관객들이 서로 다른 작품들의 나열이 아닌 ‘중층의 복합성(Multiplicty)’을 느끼게 되길 큐레이터는 기대한다,
김신일 작가는 거울과 영사기, 스크린 그리고 스피커를 사용한 믹스미디어 작 비트(Beat. 2009)를 통해 ‘수동적’인 이미지의 소비행위를 적극적인 참여의 형태로 바꿔놓는다. 언뜻 보면 단순한 구조의 작품이지만 살펴볼수록 작가가 정교하게 장치한 디테일들이 숨어있다. 71년생으로 SVA를 졸업했고 브루클린에서 작업 중이다. 하이퍼리얼리즘과 과장되고 왜곡된 그래픽 효과를 결합해 독특한 시각효과를 창출해 온 임상빈 작가는 ‘타임스퀘어(2007)’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유명한 타임스퀘어 키스 사진을 패러디 한 이 작품에서 임 작가는 ‘소비주의와 인간의 욕망, 현대 문물에 대한 풍자와 비판’라는 자신
의 주제를 또 한번 보여준다.
76년생 작가는 예일대를 졸업한 뒤 컬럼비아 대학 박사 과정에 있다. 갤러리 한쪽을 가득 채운 윤희섭 작가의 베이스먼트(Basement. 2009)는 마스킹 테이프로 작업한 설치작이다. 멀리서 보면 영락없이 추상 드로잉 작품이지만 가까이 다가가 감상할수록 매체의 재질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며, 박스, 버려진 물건 등 소재로 사용한 일상 용품의 윤곽이 뚜렷해진다. 사진으로 찍은 공간을 바탕으로 드로잉을 시작하며 ‘실수’가 생기면 지우지 않고 그 위에 덧붙혀 드로잉을 했다. 작가의 중첩된 순간과 이미지, 기억들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작품이다.
문화적인 아이콘들의 결합(Cultural hybrid)을 추구해 온 문지하 작가는 신라시대의 설화속 인물을 주제로 한 ‘처용’을 전시한다. 동, 서양의 이미지가 여러 겹의 잉크와 아크릴로 한지위에 표현된 작품이다. 아이오와 대학을 나와 현재 애틀랜타에 거주하고 있다.
하모니 립싱크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안정주씨는 참여 작가 중 가장 젊은 79년 생으로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다. 전시작은 유럽 6개국을 여행하며 작업한 연작 중 독일의 베를린에서 찍은 사진이다. 매리 라이언 갤러리 527 West 26th Street. 212-397-0669 <박원영 기자>
젊은 한인 작가 5인전을 기획한 매리 라이언 갤러리 제프리 리 디렉터(왼쪽부터)와 작가 윤희섭, 김신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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