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캐롤라이나는 요즘 여러모로 미국의 주목을 받고 있다. 놀라운 이유도 있고, 그렇지 않은 이유도 있다. 먼저 놀라운 사실부터 보자. ‘팔메토 주(Palmetto State)’로 불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는 현재 미국에서 인구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른 주이면서, 동시에 전국에서 가장 큰 홍역 집단 발병이 발생한 곳이기도 하다. 그 배경에는 종교적 이유로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현상이 일정 부분 작용하고 있다.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주 전역의 급격한 인구 증가는 상대적으로 낮은 생활비, 풍부한 일자리, 온화한 기후 덕분이다. 주 전역의 고속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개발 풍경만 봐도 그 속도를 짐작할 수 있다. 반면 홍역 확산은 주 북서부 지역인 업스테이트에 집중돼 있으며, 특히 스파턴버그 카운티가 중심이다. 인구 약 4만 명의 스파턴버그 시는 인근 그린빌에 위치한 복음주의 기독교계 밥 존스 대학의 영향으로 한때 ‘밥 존스 컨트리’로 불리던 곳이다. 교회 중심의 가족적인 지역사회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그다지 놀랍지 않은’ 이유가 등장한다. 미국 남부, 특히 딥사우스 지역에서 종교와 과학이 충돌할 경우, 결과는 뻔하다. 신이 이긴다.
홍역이 퍼진 지역에는 공립학교와 차터스쿨, 사립학교는 물론, 성서를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오순절 및 근본주의 교회들이 밀집해 있다. 성경 어디에도 홍역 백신에 대한 언급은 없지만, 종교적 신념은 많은 주민들이 자녀와 가족을 위험에 노출시키는 선택을 하게 만든 요인 중 하나다. 일부 학교의 백신 접종률은 20%에 불과하다.
지난해 스파턴버그 카운티 학생의 약 10%, 거의 6,000명에 달하는 아이들이 예방접종 규정에서 면제를 받았거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 가운데 약 8%는 종교적 면제였는데, 이 절차는 매우 간단하다. 공증된 신청서만 있으면 되며, 의사나 종교 지도자의 확인조차 필요 없다.
이런 상황 속에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연방 보건부 장관의 반백신 발언은 혼란을 더욱 키웠다. 그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은 없다”고 말해왔으며, 홍역·볼거리·풍진(MMR) 백신에 대해서도 한편으로는 가장 효과적인 예방 수단이라고 하면서도 동시에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모순된 메시지를 내놓았다. 반백신 진영에서는 MMR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주장을 여전히 믿고 있는데, 이는 이미 반박된 케네디의 주장이다. 이들은 또 백신에 태아 세포가 포함돼 있다는 점, 혹은 케네디의 표현대로 “낙태된 태아의 잔해가 많이 들어 있다”는 점을 문제 삼는다.
낙태에 대한 도덕적 반대는 최근 몇 년간 이 ‘태아 세포’ 논쟁을 더욱 키웠다. 케네디의 발언에는 극히 미미한 수준의 사실이 섞여 있기는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부정확하다. 더 정확히 말하면 왜곡이다. 케네디는 전문성도, 책임감도 보여주지 않았다. 그의 ‘의학적 배경’은 오랜 헤로인 중독 이력 외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케네디’라는 이름이 지닌 상징성과 부, 그리고 공연예술센터의 이미지에 끌렸는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를 미국 보건 정책의 수장 자리에 앉혔다.
여기서 케네디가 혼란을 부추긴 백신에 대해 간단히 짚어보자. MMR 백신에 포함된 세 가지 바이러스는 각각 따로 만들어진다. 이 바이러스들은 배양 세포에서 증식되며, 이후 세포 물질은 정제 과정을 거쳐 제거된다.
홍역 바이러스는 태아 세포가 아니라 병아리 배아 세포 배양에서 만들어진다. 다만 풍진 바이러스 등 일부는 1960년대 초 유럽에서 이뤄진 두 건의 선택적 낙태에서 확보된 태아 세포에서 유래한 세포주를 사용해 개발됐다. 이 태아 섬유아세포 세포주는 단 한 번만 채취됐으며, 이후 모든 MMR 백신은 그 동일한 세포주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많은 기독교인과 시민들이 어떤 이유로든 태아 조직 사용을 꺼리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한 최종적인 신학적 판단은, 최근 교황에게 이민 문제를 두고 성경 강의를 시도했던 마이크 존슨 연방 하원의장이 아니라 바티칸에서 나왔다. 바티칸은 태아 줄기세포 연구를 여전히 비판하면서도, 대안이 없을 경우 해당 세포주에서 유래한 백신 사용은 가톨릭 윤리 신학상 허용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21세기에 이런 논쟁을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기이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요즘은 더 이상한 일들이 매일같이 벌어지고 있으며, 사우스캐롤라이나도 예외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주에 사는 사람들은 이곳을 그 어느 곳보다 살기 좋은 곳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분명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느끼는 모양이다.
다만 한 가지 부탁이 있다. 이 주 경계를 넘기 전, 반드시 예방접종을 마치길 바란다. 모두 다. 만약 이곳으로 몰려드는 인구 대열에 합류하겠다면, 백신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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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슬린 파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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