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 한국에 IMF 사태가 터졌을 때 많은 한국인들이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무작정 미국으로 몰려 온 적이 있었다. 체류자격 조차 일시 방문 비자 아니면 불법체류 형편이다 보니 경제적 정신적 어려운 환경 때문에 가족사이의 관계도 원만하지 못했다. 부부 싸움이 잦았고 부부 싸움 끝에 경찰에 체포되어 형사법정에 선 한인들도 놀라울 정도로 많았다.

당시 형사법원에서 다뤄진 한인 관련사건의 주류는 가정폭력 사건이었다. 가정폭력 사건 이외에 또 주류를 이룬 것은 부지기수로 몰려 들어온 매춘여성들 관련 사건이었다.

이들 여성 역시 한국사회의 경제 여건 때문에 몰려온 유민들이었다. 경제처지가 어려울 때에 러시아 여성들이 몰려와 한국의 매춘 시장을 거의 차지해버린 것이다. 이들에게 시장을 잠식당한 매춘 여성들은 새 시장을 찾고 있었을 것이고 이를 이용해 미국 진출을 전문으로 맡아 해주는 국제 밀입국 조직이 침투해 이들을 대거 미국으로 보내온 것이었다.

이들 조직을 통해서 미국으로 몰려온 매춘여성들 때문에 2000년대 초반 퀸즈 지역의 매춘시장은 한인여성들이 주류를 이루는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그 이후 지난 10년 동안 한인사회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고 한인들이 연루된 형사사건의 성격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소위 IMF 사태 때 몰려온 한인들은 지난 10년 동안에 결국은 자리를 잡게 되었고 경제적 여건이 좋아지면서 가정폭력 사건도 거의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줄어들었다.

때마침 매춘 시장에도 최근 변화를 가져오는 대 사건이 있었다. 2년 전 플러싱에서 이민국 FBI 그리고 경찰의 합동 작전으로 대대적인 매춘조직 기습단속이 있었는데 이때 수십명의 한인 매춘 조직원들과 이들을 비호한 혐의로 현역 한인 경찰까지 체포되는 큰 사건이 있었다.

이때 체포된 매춘여성들은 이민국이 직접 개입한 단속이었기 때문에 대부분 추방조치를 당했다. 10년 전 주류를 이루던 가정폭력 사건과 매춘 사건이 서서히 사라지고 이제는 음주운전 사건이 세월이 가도 그 수위 자리를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다.

음주운전 사건은 각 언론을 통해서 그 심각성이 수없이 논의되고 경찰에서도 전례 없이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인들의 음주운전 사건은 도무지 줄어들지를 않는다.

한인사회가 변천해도 음주운전 사건이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경제적인 여건에서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한인들의 생활 패턴과 음주운전에 관한 안이한 인식에 그 원인이 있어 보인다.

한인사회에서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술 한두 잔 나누는 것은 이제 여성들에게도 보편화되어 있을 정도이다. 그런데도 한인들의 음주성향에 비추어 이런 정도는 반주 일뿐 음주라고 생각하지 않는 데에 심각성이 있다.

중요한 것은 한인들의 평균 체격으로 볼 때 맥주나 소주 두 잔 정도면 이미 혈중 알코올 농도가 음주운전의 법정기준을 넘어간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이런 한인들의 습성을 알고 있는 경찰이 식당 주변에서 수 없이 잠복근무를 하고 있으니 음주운전 사건이 끊어질 리가 없어 보인다.

또 다시 경제가 몹시 어려운 지경이 되었다. 형사법원에 10년 전의 현상이 되살아날까 두렵다.


박중돈/ 법정통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