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은 조리법을 기록한 ‘시의전서’에 골동반(骨董飯)이라고 했다. 여기서 골동은 한데 섞는다는 뜻이다.

특히 전주비빔밥은 평양냉면, 개성 탕반과 함께 조선시대 3대 음식 중 으뜸으로 꼽혔다. 전주비빔밥은 콩나물을 쓰지만, 진주비빔밥은 콩나물 대신 숙주나물을 쓴다. 안동비빔밥은 고추장 대신 간장으로 맛을 낸다.

건강을 위해 하루에 5가지 색상의 음식을 섭취하자는 ‘하루에 다섯 가지(Five a day)’운동이 있다. 이 운동에 가장 잘 맞는 음식이 바로 우리 비빔밥이다.

빨강은 소염과 항암작용, 초록은 시력보호, 노랑은 암과 심장질환 예방, 검정은 항산화 및 노화방지, 흰색은 저항력 강화에 효과적이다.

전주비빔밥에는 적, 청, 황, 흑, 백의 오방색이 들어 있고 진주비빔밥은 칠보화반이라하여 5가지 색상의 나물로 조화를 이루었다. 이렇게 서로 어울려 독특하고 새로운 맛을 내는 비빔밥은 한국인의 속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전통 음식이다.

비빔밥의 매력은 색상의 조화와 특유의 향 그리고 절묘한 맛에 있다. 비빔밥은 화합과 융합을 상징하며 편식을 없애고 영양의 균형을 주는 웰빙 음식의 표본이다.

세계적 팝가수 마이클 잭슨이 1998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기내식 비빔밥을 먹고 나서 호텔에 머무는 내내 비빔밥만 먹고 갔다는 일화가 그의 사망 소식과 함께 생각난다.

한 그릇 비빔밥에 담긴 우리 선조의 지혜가 이제 세계인의 음식으로 부상하고 있다. 나는 뜨끈하고 매콤한 돌솥 비빔밥이 좋다.

고영주/ 레스토랑 경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