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촛불집회 관한 저서 ‘참여의 희망 출간 뉴스쿨 박사과정 김만권 씨
뉴스쿨(New School University) 정치학 박사 과정에 있는 김만권씨가 지난해 한국을 뜨겁게 달궜던 촛불집회에 관한 저서 ‘참여의 희망(한울출판사)’를 최근 출간했다.
이 책의 주제는 한마디로 ‘참여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다른 말로 ‘왜 그 많은 학생들과 시민들이 광장으로 나왔는가’로 요약될 수 있다. 이 책에는 초일상, 저항, 시민 불복종 등 결코 만만치 않은 무게를 지닌 키워드들이 등장하지만 지난해 5월 촛불집회가 열리던 서울광장을 찾아 현장의 분위기를 느끼고, 그곳에서 학생과 시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던 저자가 발견한 가장 중요한 개념은 ‘자발’과 ‘비폭력’이었다.
“이런 대규모의 비폭력 투쟁이 두 달간 지속되었다는 것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사건이었죠.”
촛불집회는 정부로부터 불법으로 낙인찍혔다. 불법도 용인되어 하는가? 저자는 “ 공화주의의 입장에서 볼 때 촛불집회는 합법도 불법도 아닌 초법의 영역이고 자유주의 입장에서는 입헌 민주주의 체제가 허용하는 정당한 시민운동”이라며 이를 ‘초일상의 정치’라는 새로운 개념을 통해 설명한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 문제로 촉발된 촛불집회가 한참이었을 때 미국의 많은 한인 동포들을 의아하게 했던 것은 “우리가 매일 먹는 미국산 소고기를 왜 저렇게 안 먹겠다고 난리를 치는 가”였다. 물론 직접적인 계기는 소고기였지만 촛불집회의 근본은 결코 소고기 문제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저자는 “경제만을 내세운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된 것은 87년 항쟁 이후 20년간 민주주의가 더딘 속도나마 진행되었고, 최소한 독재 시대 수준으로 퇴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국민들의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취임 후 불과 몇 달만에 이런 믿음들이 사라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숙하고 자발적인 시민 정신이 표출 했지만 민심을 읽을 능력이 없는 정권은 소통을 거부했고 보수세력과 언론은 ‘불순 세력’ 타령만을 해댔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수준을 일개 방송국의 프로그램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수준으로만 평가했다. 같은 기준에서 저자도 ‘불순 좌파’로 규정될 것이다.
저자는 자신을 “절대 좌파가 아니고 자유주의자이며 자유주의는 본질적으로 보수에 가깝다”고 정의했다. “헌법은 결코 종이위에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최고의 권력인 ‘주권’을 가진 시민이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을 ‘좌파’라고 공격한다면 그들이야말로 입헌 민주주의의 가장 큰 적들인 셈이죠.”
저자는 또한 광장 민주주주의 자체에 대해서도 오히려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멕시코 등 시민들이 주기적으로 광장에 나왔던 사례 등을 통해 결코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모델이 아니라는 평가를 내렸고, 일부 ‘운동꾼’들이 거리투쟁에만 몰두하는 것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촛불집회는 대한민국 근대사에 흔치 않았던 사건이었다. 저자는 이를 통해 정부와 시민단체 양쪽 모두 귀중한 교훈을 얻기를 바라지만 유감스럽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김만권씨는 연대 정외과를 졸업하고 2003년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선정됐다. 1,000권 팔리면 베스트셀러 소리를 듣는 사회과학 출판 시장에서 저자는 3,000권 이상 나간 책을 다수 발간했고, 청소년을 위한 도서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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