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78세 ‘시리오 마치오니’의해 뉴욕 최고 사교의 장 탄생
세계적 셰프 다니엘 블러드 등 배출한 셰프 대학원
그는 변함없이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청력도 많이 감퇴한 듯 했고 앉았다 일어섰다 하는 것마저도 불편해 보였다. 올해 78세, 기력이 약해진 듯 했으나 여전히 레스토랑 입구에 앉아 손님들을 맞이했다. 말쑥한 신사복에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가을 하늘빛의 행커치프를 꽂고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띠고 있었던 시리오 마치오니(Sirio Maccioni).
그는 레스토랑 르 씨르끄(Le Cirque, 이탈리아어로 서커스라는 뜻)를 ‘전 세계 미식가들의 이상향’이자 ‘뉴욕 최고 사교의 장’으로 이끌었던 장본인이다.
마치오니 자신 또한 세계적으로 추앙 받는 레스토랑 경영인이다. 일주일에 6-7일, 하루 16시간 동안 레스토랑에 머무는 그는 존재만으로도 르 씨르끄의 기둥이 되는 인물이다.
’맛있게 먹었느냐, 부족한 것은 없었느냐’고 묻는 모습이 어찌나 감동스러웠는지 하마터면 왈칵 눈물을 쏟을 뻔 했다. 르 씨르끄는 그렇게 마치오니로 인해 존재하고, 그는 르 씨르끄로 인해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13살 때 버스보이(busboy)로 레스토랑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 이탈리아 출신 마치오니는 뉴욕으
로 건너와 델모니코스, 콜로니 등의 전설적인 레스토랑을 거치며 유명한 메트르 디(maitre d’)가 되었다. 이후 1974년 메이페어 호텔에 르 씨르끄를 오픈, 당시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떨치는 셀러브리티들의 사교의 장으로 만들었다. 그의 ‘만남과 사교’의 능력은 중요한 사람들이 스스로를 더욱 소중한 존재로 느끼고 인식하게 하는 힘을 지녔다고 평가된다.
우디 알렌, 도날드 트럼프, 마이클 블룸버그, 오프라 윈프리 등이 그의 단골손님들이다. 나는 레스토랑 비즈니스가 싫어요. 마치 싸우러 가는 것 같으니까요. 그것도 아주 어려운 싸움 말이에요. 그는 가장 터프하고 잔인한 사업 중 하나라고 불리는 레스토랑 비즈니스를 누구보다 성공적으로 이끌어 냈다. 마치오니와 르 씨르끄의 이야기는 선댄스영화제(Sundance Film Festiva)l에서
상영되었던 HBO 다큐멘터리 ‘Le Cirque: A Table in Heaven’과 그의 자서전 ‘Sirio: The Story of My Life and Le Cirque’에서 만나볼 수 있다.
현재의 르 씨르끄는 2007년 세 번째 오픈 한 것이다. 레스토랑은 2000여 종의 와인이 소장된 2층 높이의 유리 와인 타워가 입구부터 손님들을 압도한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웨이터들의 서빙과 식탁 위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음식들은 르 씨르끄의 의미 그대로 맛있는 ‘서커스’를 관람하는 듯 하다. 세계적인 셰프 다니엘 블러드 등을 배출한 르 씨르끄는 ‘셰프 대학원’이라고 칭송된다.
나는 드라마를 싫어해요. 그러나 드라마를 창조하기를 원하죠. 하루하루 외줄 타듯 외로운 레스토랑 비즈니스를 화려한 서커스로 변화시킨 신화의 창조자. 마치오니의 르 씨르끄는 감동의 드라마와 환상의 서커스를 한 접시 위에 맛볼 수 있는 일석이조의 기쁨을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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