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류소설가 S씨의 소설에 보면 “실수하며 방황하며 젊음의 홍역을 치르지 않는 삶은 얄밉다”라고 쓰여 있는데 내 삶은 그녀의 표현을 빌자면 얄미운 것임이 분명하다.
인생 어느 시기에 한번쯤은 얄밉게 살지 말고 로버트 슐러가 주장하는 대로 도전하며 돈키호테처럼 살아보고도 싶다. 오늘은 꽉 짜인 바쁜 일정 때문에 새벽부터 일을 시작했는데 갑자기 오후 2시쯤 인터넷으로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가까운 산을 찾아내어 무작정 차를 몰았다. 갑자기 세상과 단절된 듯한 불안감과 해방감이 뒤섞인 미묘한 설렘으로 등산로에 들어섰다.
검은 정장에 검은 구두가 채 5분도 안되어 흙먼지에 온통 하얗게 되었다. 가파른 흙길을 가쁜 숨을 몰아쉬며 넘어서니 계곡의 작은 나무다리를 지나 이어진 좁은 오솔길에는 햇빛이 나뭇가지사이로 빗줄기처럼 내려 쏟아지고, 길에는 온통 가을 색 낙엽들이 켜켜로 쌓여있어 정말 예뻤다.
예쁜 잎들을 몇 개 줍다가 옆에 선 나무를 자세히 보니 나무겉에 딱딱한 고동색 껍질이 반쯤 벗겨져 버리고 그 단단한 껍질이 벗겨진 곳에는 선명한 자주색 색종이가 돌돌 말린 듯 얇은 속껍질이 또 벗어지고 있었다. 자주색 속껍질 안쪽은 연 초록색으로 매끄러운 모습이었다. 이렇게 이 나무는 겉꺼풀을 벗으며 성장을 계속하는 것 같다.
나도 이 나무들처럼 딱딱하게 울타리치고 있는 모든 장식들을 걷어내고 작은 너울까지도 모두 벗어버리고 거리낌 없이 매끄러운 모습으로 언제나 내 가슴속의 진실만을 생각하며 세월이 흘러가도 세상의 통념에 물들지 않고 오히려 끊임없이 도전하며 살아가고 싶다.
아이린 서/엘림 투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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