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사는 아들이 환상의 선물을 안고 왔다. 세 살배기 손자 녀석이다. 결혼 후 9년 만에 뜸을 들이고 나온 손자이다. ‘할머니’를 부르며 팔을 벌리고 달려오는 손자를 부둥켜안고 함박웃음을 짓는다.
놀이터에서 신나게 깔깔거리는 손자, 잘한다고 손뼉을 치는 할머니,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올 때마다 서로 하이 파이브를 하는 모습이 참으로 정겹다. 손자는 흥이 나서 자기가 몬스터라며 할머니와 마주치면 큰 소리로 웃고 재빨리 숨는다. ‘구마야, 구마야’ 할머니는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구마의 열렬한 팬이다. 평생 모아 둔 웃음을 한순간에 다 웃어버리는 것 같다. 세상 그 무엇이 이렇게 오붓한 기쁨을 대신 할 수 있을까. 자식 키우기가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큰 기쁨으로 보상해주고도 남는 것이 꽃보다 더 예쁜 어린 아이의 얼굴이다.
꿈같은 1주일이 지나고 헤어져야 할 시간이 왔다. 구마는 할머니 볼에 뽀뽀하고 훌쩍 떠나고 말았다. 풀이 죽은 할머니는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
어떻게 하면 손뼉을 치며 행복해 하는 아내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까. 그런 이벤트는 없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나에게는 그런 재간이 없다. 이제 몬스터는 올해 말에나 다시 나타날까. 사랑하는 꼬마 몬스터야, 부디 바르게 자라서 멋진 사람이 되어라.
고영주/토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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