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자랑스럽게 판매하는 제네시스를 타고 며칠 전 아들 친구 부모 초대로 디즈니 홀 음악회에 간 적이 있다. 돌아오는 길엔 승차감이 좋고 차내 디자인도 우수한 현대 제네시스를 칭송하며 기분을 살렸다.
몇 주 후 황당한 경험을 했다. 산 지 1년 된 제네시스가 갑자기 컴퓨터 프로그램 문제로 서비스를 받게 됐다. 문제는 렌트카로 기아 리오를 타게 됐다는 점이다. BMW나 벤츠는 그럴 경우 같은 급이나 더 나은 차를 내어 주며 크레딧을 잃을까 봐 배려한다.
그동안 우리 부부 뿐 아니라 이웃이나 친구 중 제네시스의 성능이나 만족도를 묻는 이들이 많아 100% 만족하노라 선전을 하다가 갑자기 이런 서비스를 받고 보니 너무 실망하여 더 이상 그런 말을 못할 것 같다. 차는 좋았는데 애프터서비스가 형편없고 기분 나빠 사라고 권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산 책가방이 떠올랐다. 잰스포츠 백팩은 평생 워런티를 해 준다. 쓰던 백팩을 그 회사에 보내면 고장 난 지퍼나 찢어진 주머니, 떨어진 끈 등 다시 쓸 수 있게 말짱하게 고쳐 보내오곤 했다. 약속에 책임을 지고 신실하게 계속하는 그 회사를 나는 어느새 많은 이들에게 선전하는 광고 요원이 되었다.
모처럼 한국 제품이 우수하다는 말에 목에 힘이 주어진 남편은 화가 많이 났다. 다음에 살 차로 제네시스를 고려중이었는데 이 문제를 본사에 알려 더 좋은 애프터서비스로 세계적인 자동차 강국이 되게 해야 한다고 애국심을 토로했다.
미국에 20여년 살다보니 한국 문화와 언어, 수출되는 여러 제품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깊어졌다. 디자인이나 색감, 광고, 판매 아이디어도 좋은데 일단 팔고나면 그 손님을 다시 찾아오는 고객으로 관리하는 대책이 아쉽다.
사업에 문외한인 우리 부부 뿐 아니라 얘기해 보면 모든 한인들의 공통 의견이다. 우선 당장 이득이 없어보일지 몰라도 결국 성공한다고 믿는다.
파는 것이 끝이 아니라 그 손님을 만족시켜 계속 오면서 다른 가족, 친지를 데려오는 진짜 판매원으로 만드는 게 성공 사업의 비결이 아닐까? 1회용 판매가 아닌,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신용의 사업가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
박복희/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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