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타크루즈 마운틴에 작년에 이어 산불이 또 났다. 일주일째 계속 타고 있다.
불이 난 이 산은 나와 남편의 한가한 일요일 오후의 드라이브 코스였다. 내가 좋아하는 아름드리 레드우드와 이름 모를 들꽃들이 어우러져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산림욕하기에도 아주 좋은 곳이다. 이 아름다운 산에 불이 나서 가슴이 아프다. 여름에는 비가 오지 않는 이곳에 아침에는 안개비가 내리고 있어 산불 진화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 다행이다.
어디서 읽었는지 분명하지는 않지만 어쩌다 일어나는 산불은 오히려 숲을 건강하게 해준다고 한다. 오래 쌓였던 불순물들을 정화시키는 작용을 하고, 나쁜 박테리아들을 소멸시키니까 일리가 있는 말이다.
인간사도 마찬가지이지만 무엇이든지 오래 고여 있으면 문제가 생기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니까.
자연과 인간은 분리할래야 할 수 없는 밀접한 관계이다. 이번 산불로 인해 연기 때문에 호흡 곤란을 일으켜 병원에 입원한 분들도 있고 1,500명이 넘는 소방관들이 멀리서 와서 수고를 하고 있다. 휴가철이라 모텔이 부족해 소방관들이 30마일이나 떨어진 길로이에 있는 모텔에서 묵고 출퇴근을 하고 있다.
작년에 산불이 난 곳을 지나갈 때면 시꺼멓게 숯으로 변한 나무들이 그대로 꿋꿋하게 서있고 그 옆에는 다시 파릇파릇하게 새 순이 돋고 있는 것을 보면 자연의 위대한 힘을 느끼게 된다.
얼마 후면 불이 난 이곳에도 새 나무들이 자라나고 몇 십 년 후에는 건강한 숲으로 변해 우리 인간들에게 훌륭한 쉼터가 되어 줄 것이니 위안이 된다.
박희례/가주 한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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