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님을 그리워하는 내용의 우리 민요인 ‘아리랑’에는 민족의 비애에서 벗어나려는 강렬한 희망이 담겨 있다. 이 ‘아리랑’이 북한에서는 한창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동원한 대규모 집단공연의 대명사가 되어 있는 것은 실로 안타깝다. 버림을 받고 한탄하는 여인의 마음이 진하게 배어 나오는 이 노래가 들려주듯이 평양의 청소년들에게는 언제쯤 자유로운 세상이 밝아 올까?
2002년 김일성 90회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된 아리랑 공연은 올해도 8월부터 시작되었고 북한은 해외 관람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리랑 공연은 6세 이상 수 만 학생들과 청장년층까지 10만 명을 동원하여 ‘2012년 강성대국 건설’ 등 북한체제 우월성을 선전하는 동서고금의 유례가 없는 국가 동원형 정치행사이다.
겉으로만 보면 한 치의 오차 없는 카드섹션과 일사불란하게 한 몸처럼 움직이는 집단체조에 탄성이 절로 나올 것이다. 그러나 화려한 행사의 이면에는 6개월 이상의 혹독한 훈련과 2개월간의 공연에 강제 동원된 수 만 어린 학생들의 피눈물이 감춰져 있다.
집단체조를 위해 억지로 다리를 벌리는 연습을 하다가 무리하게 눌러 탈골이 되기도 하고 강한 햇볕에 더위를 먹은 아이들이 수십 명씩 쓰러지기도 한다. 또 학생들이 화장실에 가지 못하도록 물을 거의 주지 않거나 소변을 참도록 강요하여 오줌에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하고 배뇨장애를 겪기도 하며 장시간 부동자세 등으로 육체적 발육장애를 겪기도 한다.
아리랑 공연에 동원된 학생들은 수업을 방학 때 몰아서 하는 등 교육 받을 권리마저 침해당하고 있을 뿐 아니라 공연에 필요한 옷과 신발도 당국에서 변변히 지원하지 못해 부모의 부담으로 뒷바라지를 해야 한다. 아리랑 공연은 김일성과 김정일에 대한 충성심 발휘와 외화벌이의 도구로만 활용하려는 집단 광기에 지나지 않는다. 아리랑 공연은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박아리/탈북자, 전 조선작가동맹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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