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누군가가 우스개 소리를 했다. JFK 공항에 처음 마중 나온 사람이 무슨 일을 하는 가에 따라서 그 사람의 진로가 결정된다고… 지나고 나니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다수 이민자의 경우 미국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입수하고 확실한 진로를 정하고 오는 사람보다는 일단 가서 타진해 보고 정하자는 생각으로 오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좋은 직종은 백인들이 거의 차지하고 이민자들은 주로 세탁소, 야채가게 생선가게, 네일, 델리 등의 힘든 일들을 하고 있다.
그래도 부지런하고 생활력이 강한 한국인은 잘 적응하고 열심히 살아간다. 2세들도 학업에 열중하고 자신들의 미래를 설계하여 각계각층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얼마 전 뉴욕에서 세탁소를 하고 있는 친구를 만났다. 10년 전에 형제초청으로 들어와 언니가 경영하는 세탁소에서 남편은 프레스를 하고 친구는 옷 수선을 배우며 일을 익혀 직접 경영하게 되기까지 많은 시련이 있었다.
한국에서 대학 나오고 직장생활하며 평범하게 살다가 아메리칸드림을 안고 날아왔는데 이일 저일 손을 대 보았지만 마땅치 않아 결국은 세탁소를 하게 되었다. 얼마 후 근처에 조건 좋은 세탁소가 나왔다고 하나 더 맡아서 두 부부가 억척스럽게 일하며 두 딸들을 뒷바라지 했다.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친구는 자신의 존재감을 잊어버리고 있었다. 이제는 자신을 돌아보며 무언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보겠다고 말한다.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있는데 한 가지라도 인생의 내비게이션에 자신을 위한 목표를 입력해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 정신건강에도, 육신의 건강에도 바람직할 것이다.
최덕희/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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