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예술공연 단체 ‘2009~2010 시즌 개막 특집’ 두 번째로 9월 16일 갈라 공연을 시작으로 168번째 시즌을 여는 뉴욕 필하모닉을 소개한다. 최초의 뉴욕 출신 음악인, 최초의 아시안계인 앨런 길버트가 새로운 음악 감독으로 취임해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뉴욕 필의 마케팅 코디네이터인 류보리씨의 소개를 인용한다.
갓 마흔 넘은 지휘자 앨런 길버트 진두지휘
16일 갈라공연 시작으로 168번째 시즌 개막
로린 마젤의 뒤를 이어 뉴욕 필하모닉의 사령탑에 오르는 인물은 이제 갓 마흔이 넘은 지휘자 앨런 길버트(Alan Gilbert)이다. 뉴욕에서 태어난 그는 부모가 모두 뉴욕 필하모닉의 바이얼리니스트 출신으로, 부친은 오래 전 은퇴했지만 모친은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가 일하는 뉴욕 필하모닉의 리허설을 보며 성장한 ‘뉴욕 필 키드(New York Phil Kid)’인 것이다.
앨런 길버트가 새로운 음악감독으로 지명되자 미국의 클래식 음악업계는 크게 술렁거렸다. 이전 음악감독들에 비해 상당히 젊은 나이인데다가 상대적으로 짧은 프로필을 가지고 있는 탓에 뉴욕 필하모닉이 너무 큰 도박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타났다. 하지만 대부분은 오랫동안 뉴욕 필하모닉이 노쇠한 지휘자들과 함께 에너지를 잃어가고 있었다는 점을 들어 이 젊은 음악감독이 뉴욕 필하모닉에 가져올 젊음과 혁신, 그리고 미래를 기대하기로 했다.
앨런 길버트의 새 음악감독 취임은 지난 수년간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그 이상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하여 뉴욕 필하모닉은 현대적 분위기가 물씬 나는 새 CI 로고를 디자인한 것은 물론, 앨런 길버트와 뉴욕 필하모닉과의 인연, 새 마에스트로의 젊음과 에너지를 강조하며 대대적인 브랜딩 작업에 나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재정이 어렵다 할지라도 뉴욕 필하모닉이 예년보다 규모가 작아진 프로그램을 내놓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너나할 것 없이 모두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단순히 새 음악감독이 이끄는 풍성하고 매력적인 프로그램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다음 시즌의 티켓판매가 저절로 이루어질 것이라 기대할 수 없는 법이다. 당분간 경제사정이 나아질 것 같지 않은 상황에서 허리띠를 졸라매기는커녕 오히려 몸집을 키워 도약을 해야만 하는 뉴욕 필하모닉에게는 보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마케팅이 요구되는 시점이었고, 그런 전략의 일환으로 뉴욕 필하모닉은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기에 이르렀다.
이번 시즌 뉴욕 필하모닉 공연에는 새로 도입하는 상주 연주자로 선정된 바리톤 토마스 햄슨,과 상주 작곡가인 핀란드의 마그누스 린드버그가 참여한다. 그리고 피아니스트 엠마누엘 액스와 바리톤 토마스 햄슨을 비롯한 새로운 게스트 연주자들이 무대에 선다.
<박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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