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살아나가는 데는 먹을 것, 입을 것을 비롯해 가재도구에 이르기까지 많은 물건이 필요하다. 모든 사람이 이를 모두 만들어낼 수는 없기 때문에 결국은 서로 가진 것을 교환하는 수밖에 없다. 물물 교환은 인간 사회가 생겨난 이래 지금까지도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물건을 물건으로 바꾸는 것은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많다. 덩치가 큰 물건은 가지고 다니기도 힘들고 나누기도 힘들다. 그래서 발명된 것이 ‘돈’이란 것이다. 처음에는 조개껍질이나 화살촉 등 다양한 물건이 돈으로 사용됐지만 나중에는 귀하면서 보관이 편리하고 나누기 쉬우며 오래 가는 것이 돈의 역할을 맡게 됐다. 그 대표적인 것이 금과 은이다.
금을 돈으로 제일 먼저 사용한 것은 기원 전 700년 경 지금 터키 인근 리디아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리디아의 왕 크로서스는 금화를 이용한 무역으로 거금을 벌어 지금도 ‘크로서스와 같은 부자’라는 표현이 남아 있다. 크로서스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이웃나라를 쳐들어갔다 전쟁에 져 죽고말지만 금화는 그 후 세계 어디에서나 모든 사람이 소망하는 부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2,000여년간 숱한 나라가 흥하고 망하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사라졌지만 금의 가치만은 변동이 없다. 기원 전 이집트에서는 금 한 온스로 좋은 옷 한 벌을 살 수 있었는데 지금도 그렇다. 그럼에도 가끔 ‘금의 시대는 끝났다’는 말이 나온다. 금값이 오랜 침체를 겪을 때가 그렇다.
지금부터 거의 10년 전인 2000년 금값은 온스 당 300달러가 안 됐다. 당시는 주식이 온통 관심거리였고 금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인플레가 한창이던 1980년 온스 당 800달러가 넘었던 것이 20년이 지난 후에 그 1/3 수준이 됐으니 그럴 만도 했다.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금의 죽음”이란 기사를 커버스토리로 다뤘다.
그러나 그 후 금값은 꾸준한 상승을 거듭, 이번 주에는 온스 당 1,040달러가 넘으며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제는 2,000달러 갈 날이 멀지 않았다는 이야기까지 심심치 않게 나온다. 금값 폭등의 가장 큰 원인은 달러화의 약세다. 일부 산유국들이 앞으로는 달러 대신 금으로 결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금값에 불이 붙은 것이다.
금값이 오르면서 금에 대한 투자가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늘 그렇듯 이런 뉴스가 터져 나올 때는 이미 늦은 감이 있다. 2000년 당시 금이 300달러를 밑돌 때 S&P 주가 지수는 1,500선을 기록하고 있었다. 지금 금값은 1,000달러가 넘었지만 S&P 지수는 1,000선에 머물러 있다. 그 때 산 주식을 가지고 있던 사람은 지금 30% 손해를 봤지만 당시 주식을 팔아 금을 샀더라면 300%가 넘는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금에 투자할 때는 그 때였지 지금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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