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월요일 판에 33년 동안 매주 칼럼을 써 왔던 ‘언어의 귀재’ 윌리엄 사파이어가 지난달 27일 7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남긴 칼럼은 3,000편. 예리한 정치적 견해와 깔끔한 문장에 전 세계가 취하여 그의 글에 찬사와 갈채가 그치지 않았다. 그는 많은 신조어를 만들어 현대 영어에 큰 발자국을 남겼으며 퓰리처상을 받기도 하고 뒤에는 심사위원이 되었다.
나는 윌리엄 사파이어의 30년 애독자로 2005년 1월24일자 그의 최후의 칼럼을 읽으면서 깊은 감회에 젖었던 기억이 새롭다. 그의 마지막 칼럼은 “칼럼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였다. 그 중 몇 가지만 귀담아 들어야 할 것들을 소개한다.
칼럼을 읽을 때 누구의 말을 인용했으니까 집필자의 사상도 그와 같을 것이라고 넘겨짚으면 안 된다. 우파 칼럼이 곧잘 케네디의 말을 인용하고 좌파 칼럼이 흔히 레이건을 인용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또한 칼럼 독자가 빠지기 쉬운 함정은 ‘내 편 집필자’라는 선입견을 가지고서 자기의 생각과 어느 정도 맞는 칼럼니스트가 쓴 글이면 무조건 바른 방향이라고 믿고 따라가는 위험이다.
윌리엄 사파이어는 자기가 싫어하는 칼럼은 자기의 지식을 내세우려는(혹은 자랑하려는) 칼럼이라고 말했다. 이것을 ‘칼럼의 사족’이라고 말한다. 모든 글들과 연설, 그리고 설교가 이런 함정에 빠질 우려가 많다.
그러기에 사람은 속은 알차고 겉은 늘 평범한 것이 바람직하다. 드러내지 않음이 드러나는 결과를 낳는 것이므로 일부러 드러내려고 할 것은 없다. 꾸준히 알차게 살면 누가 선전해 주거나 광고를 안 해도 인정받게 된다. 유명한 사람은 많아도 훌륭한 사람은 적다는 말을 하는 것은 이런 데에 이유가 있다.
최효섭/ 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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