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올해 노벨 평화상을 받게 되자 미국 국내와 세계 각처에서 여러 가지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번 노벨 위원회의 결정은 전임 부시대통령의 일방주의 외교에 대한 비판의 산물이며 앞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추구하는 국제 외교적 노력들이 더욱 진전되기를 바라는 원려 때문일 것”이라는 긍정적으로 분석이 있는 반면 비판도 만만치 않다.
오바마 대통령이 그동안 일을 벌여만 놓았지 어떠한 성과도 보인 것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4월초 체코의 프라하를 방문해 ‘핵무기 없는 세계 평화’를 강조 한데 이어 6월에는 카이로에서 이슬람과의 불화를 끝내자고 역설했고, 이어서 동유럽에서의 MD 계획 철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핵확산금지조약 강화를 주도하는 등, 국제무대에서 오바마가 대화와 참여라는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점을 세계는 주목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경제문제와 의료제도 개혁에서 발목이 잡혀 있는데다 이라크 철군의 지연과 아프간 추가 파병문제, 올림픽 유치 실패, 이란과 북한의 핵문제 처리에서 보이고 있는 미숙함 등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도는 크게 하락하고 있으며 일부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을 잘못 선출한 것은 아닌가 하는 회의마저 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언제는 그토록 열광적인 지지로 선출해 놓고 이제 와서 오바마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 사람들은 대체 누구인가. 의료제도 개혁 만해도 전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라 선거기간 내내 주장한 것이었는데 그를 대통령으로 지지 할 때는 그의 공약도 지지해 놓고 왜 이제는 반대하고 있는 것인가.
지금 오바마 대통령이 부유층과 공화당 등 기득권 세력으로부터 심한 견제를 받고 심지어는 노벨 평화상 수상마저도 비판여론에 직면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어쩌면 지난 시절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의 경우와 그렇게 흡사한가 하고 역사의 아이러니를 말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당시 원내 제1당이었던 한나라당은 김대중 대통령의 개혁 정책에 사사건건 반대해 오다가 2000년 10월 노벨 평화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즉각 성명을 내고 “김대중 대통령은 노벨평화상을 받기 위해 로비를 벌였으며 그러기 위해 남북 정상회담을 했다”고 지적 하면서 “노벨 평화상을 즉각 반납하라”고 주장했었다.
그 뒤를 이어 노벨상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얼마나 많은 모함과 반대가 있었는지 후에 군나르 베르게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한국인들은 참 이상한 사람들이다. 내가 노벨위원회 일을 보기 시작한 이래 그렇게 자국인의 수상에 대해 반대를 하는 편지를 받아 본 것은 처음” 이라고 술회한 적이 있었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오바마의 평화상 수상이 개인이 아니라 변화하는 미국과 모든 미국인에게 주어진 영광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오바마도 결단력을 보임으로써 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있었음을 스스로 증명해 보여야 한다. 올 하반기야 말로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을 가늠하게 될 중대한 시기가 될 것이다.
김용현 / 한민족 평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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