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 하나가 나무위에서 떨어졌다. 그 도토리를 보면서 예전에 어머니가 해 주시던 도토리묵이 생각이 났다. 어머니를 모시고 동네 공원에 가면 어머니는 잠시도 쉬지 않고 나무에서 떨어지는 도토리를 주우신다. 미국 사람들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지만 어머니는 아랑곳 하지 않고 주우신다.
나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어머니께 “미국사람들은 다람쥐의 양식이라고 생각하니까 다음에는 줍지 마시라”고 말씀을 드리면 어머니는 이해를 하지 못하시고 의아해 하신다. 며칠 후 일을 다녀오니 저녁상에 언제 해 놓으셨는지 맛있는 도토리묵이 놓여 있다. 반가운 마음에 젓가락으로 한입 먹어 보는데 어머니의 솜씨는 언제 먹어도 최고로 맛있다. 저녁을 맛있게 먹고 나면 어머니는 고향에서 가난하게 사실 때 이야기를 하신다.
18세에 아버지를 만나시어 땅 한 평도 없는 시집에서 밤을 꼬박 새우시며 논에 물을 채워 농사를 지으시면서 많은 땅을 장만하신 어머니, 부지런한 사람만이 잘 살수 있다며 열심히 살아가란 어머니의 말씀이 지금도 귓전에 아른거린다.
어머니는 손녀딸을 따라 미국을 다녀오신 후 사랑하는 손자들의 공부를 위해서 미국으로 이민을 가자고 하셨다. 당시 어머니는 74세의 연세임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계산하고 말씀 하셨다.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8년이란 세월이 지나서야 우리는 미국 땅에 첫발을 내디뎠다. 생소한 미국 땅에 정을 붙이느라 어색해 하는 우리 부부에게 마음을 강하게 먹으면 안 되는 일이 없다고 하시면서 오히려 격려를 해 주시던 모습에서 용기를 얻곤 했다.
이제는 천국으로 가신 어머니. 자손들을 위해 희생의 삶을 사셨던 어머니는 천국에서도 자손들을 내려다보시며 온갖 걱정을 하실 것만 같다.
박용수/자영업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