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뉴욕 카네기홀에서 열리고 있는 ‘차이나 페스티벌’(China Festiva)을 바쁜 일정 중에 시간을 내서 가보았다. 이 페스티벌은 뮤직 페스티벌이었다. 중국 작곡가들의 곡을 중국 솔리스트가 연주하고 미국 오케스트라를 미국의 유명 지휘자가 지휘하고, 어떤 곡은 카네기 홀이 작곡을 위임해서 연주하는 것이었다.
나는 지난 반세기를 이 나라에 와서 공부하고 연주도 하고 나름대로 또 후배들을 도우며 항상 한국인임을 자랑스레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그날 저녁은 새삼 관중석에 앉아 음악회를 듣고 있는데 좀 슬픈 생각이 들었다.
지난 30여년을 세계무대에서 많은 한국출신 일류 연주자들이 한국이란 작은 나라를 알리며 빛을 내고 있었는데 대한민국이란 나라는 어디로 밀려나고, 80년대 문화 혁명 때까지도 클래식 뮤직을 하면 감옥에 들어가던 중국인들이 갑자기 음악계를 휘어잡게 되었는가.
국력에서 오는 일이기도 하지만 먼저 한국인들의 단결성 부족에서 생기는 문제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지난 60여 년간 미국 음악계를 쥐고 흔드는 유대인들을 보라. 그들은 대가 선배가 후배들을 끌며 밀어주고, 또 어떤 신인이 나오면 악착같이 서로가 표를 사서 음악회에 가서 감상도 하며 격려해주는 생활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
그러나 우리 한국인들은 자기 아이들 연주 때만 법석을 떨며 온 이웃, 친구들 다 동원하느라 야단이고 개인적으로 모르는 사람이 할 때는 가 줄 생각조차 안한다. 언제까지 이래야 되는가.
한국인들도 이젠 음악회에 올 때 표 좀 사서 오는 습관을 기르면 좋겠다.
이순희/한국음악재단 회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