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친구네 집에서 사과만큼 큰 햇 대추를 먹었다. 대추 세 개로 요기를 한다는 옛말이 맞는 듯하다.
대추는 당질의 함량이 높고 열량이 비교적 높아 허기를 채워주고 힘이 나게 한다. 게다가 다른 약재의 독성을 완화시켜 한약 처방에 있어 감초와 더불어 많이 쓰이는 약재이다. 또한 심신을 안정시키는 효능도 있어 우울증, 히스테리, 불면증 등에도 사용되고 있다.
오래 전부터 대추는 우리네 생활과 함께 해오고 있다. 제사를 지낼 때 조율이시(棗栗梨枾)라 하여 상에 먼저 오르고, 폐백 때는 자손의 번창을 기원하며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던져준다.
불로장생을 추구하던 진시황이 몹시 만나고 싶어 했던 안기생(安期生)이란 신선이 있었다. 사기(史記) 봉선서(封禪書)에 의하면 안기생은 참외만한 대추를 먹고 지냈다고 한다. 안기생이 중국 하남지방을 지나던 중 사람들에게 큰 대추를 주었는데, 그 향기가 10리를 갔으며 병자가 먹으면 낫는 것은 물론 죽은 자도 먹으면 환생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이순이 넘어서도 피부에 탄력이 있고 머리가 검었던 서태후의 미용 비결은 매끼 식사 때마다 대추를 챙겨 먹었던 것이라고 한다. 피로 회복 및 노화방지에 도움이 되는 대추에는 비타민 C의 함량이 귤의 7배나 된다고 한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하니 따끈한 차가 생각이 난다. 나른한 오후에 대추차 한 잔으로 피로와 추위를 잠시 잊어보자.
구현정/한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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