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일대에 지난 주말 함박눈이 내리면서 성큼 다가선 겨울. 그러나 아무리 추워져도 한국처럼 월동준비를 해야 하는 이민생활은 아니다. 하지만 날이 추워지면 더욱 춥고 배고픈 사람들이 있고 뜨끈한 구들장을 기억하며 고향을 그리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 그래서 솔즈베리한인장로교회가 7년 째 이어가고 있는 노숙자 봉사와 매년 12월 첫째 토요일에 실시하는 김장은 교회 차원을 넘어 이웃과 따뜻한 정감을 나누는 행사로 커뮤니티의 관심을 끌고 있다.
김장담그며 이웃과 정감 나눠
맛 좀 보세요!
솔즈베리한인장로교회 만드는 김장은 교우들이 직접 농장에서 재배한 배추와 무가 주 재료들이다. 파, 갓, 당근, 마늘, 생강, 젓갈, 깨, 고춧가루 등을 사다가 다듬고 씻은 후 둥그렇게 모여 앉아 덕담을 나누며 속을 넣다 보면 김장은 어느새 동네 잔치가 된다. 워싱턴 지역의 복잡한 환경과 달리 전원적일 수밖에 없는 솔즈베리에 뿌리를 내린 한민족의 풍습처럼 변해 버린 것이다. 한 가지 달라진 것이 있다면 2년 전 자체 건물이 없던 당시에는 한 장로의 뒷마당에 땅을 깊게 파고 항아리를 묻어 저장했다. 지금은 냉장고에 보관하니 편리하기는 하지만 한국서 하던 식의 풍경은 사라져 버려서 오히려 아쉽다.
김장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만든 김치 속으로 삶은 돼지고기를 싸서 먹는 김치보쌈 점심. 김동영 목사는 “어릴 적 기억에 날은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 마음이 무척 설렌다”며 “올해는 지나갔지만 내년에는 여러분 모두를 잔치에 초청한다”고 말했다. 김치는 교우들도 먹지만 구제와 봉사에도 사용된다.
노숙자 급식 7년째 봉사
한인들 음식솜씨 최고
매월 둘째 화요일 오전 9시30분. 미리 모인 성도들은 10시30분부터 점심 급식 봉사를 시작한다.
대상은 노숙자 보호기관 ‘조셉 하우스’. 천주교회의 수녀원(Little Sisters of Jesus and Mary)이 1965년부터 운영하는 기관이다.
평균 130명 정도의 노숙자들에게 도움을 주는데 바비큐 닭고기 날개와 다리, 감자 샐러드, 빵, 과일 등 최상의 메뉴로 제공된다. 얼마나 맛있는지 “한국인 봉사자들이 언제 또 오느냐”는 질문이 나온단다. 선교위원장인 신인식 장로는 “솔즈베리한인장로교회 음식이 가장 인기가 있다”며 “경기가 어려워진 탓에 몇 년 전 100여명 정도였는데 숫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여름 방학 때는 청년들과 중고등부 학생들도 소매를 걷어 붙인다.
김 목사는 “인종을 초월해 미국교회들과도 자주 협력해 봉사한다”며 며 과거 잠깐 중단되는 아픔이 있었지만 앞으로 변함 없이 사랑을 실천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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