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에서 경기침체의 예봉을 피하지 못하고 문을 닫은 사업체가 4만5,000개를 넘었다. 이들 가운데 10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사업체들도 포함돼 있어 고객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CNN 머니는 최근 2009년에 사라진 이들 사업체들에 대해 보도했다.
◆홀코움스 에듀케이션 리소스
위치: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창업: 1872년
폐업: 2009년 10월
교육 관련 각종 자재를 우편으로 주문받아 각급 학교에 공급해 왔던 홀코움스는 양질의 제품과 서비스로 교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체인점으로 성장, 중서부 지역에서 30여개의 매장을 운영했다.
하지만 오피스맥스, 스테이플스 등 대형 체인 업체들과 경쟁에서 밀리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소규모 자영업체들에 자문을 제공하는 업체 비롤 그로스 컨설팅의 앤디 비롤 사장은 “홀코움스는 고객들과 정직한 거래를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덕분에 교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홀코움스도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는 경기침체의 한파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비롤 사장은 “많은 교사들이 홀코움스 매장을 찾아와 경기가 나빠 더 이상 물건을 구입하지 못하게 된 것을 진정으로 미안해 했다”고 말했다.
교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홀코움스 에듀케이션 리소스.
◆어빈 캔디 컴퍼니
위치: 버지니아주 에딘버그
창업: 1884년
폐업: 2009년 12월
마크 어빈 사장은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에 125년 동안 가업으로 이어져 내려왔던 어빈 캔디 컴퍼니의 간판을 내렸다.
어빈 캔디 컴퍼니의 시초는 농사에 필요한 장비를 판매했던 트리플렛 어빈으로 이 상호명은 마크 어빈의 증조부 조지 어빈과 그의 파트너 J.I. 트리플렛의 이름에서 따왔다. 시간이 흐르면서 트리플렛 어빈은 담배, 캔디, 가방, 보석 등을 취급하는 도매업체로 성장했다.
어빈 사장은 “불경기로 우리 업체와 거래했던 상당수의 소매업체들이 문을 닫는 것을 목격했다. 사업체를 폐업하기로 한 것은 매우 힘든 결정이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25년 전에는 일주일에 100개 업체에 배달에 나갔지만 회사가 문을 닫던 날 그 숫자가 절반으로 줄었다. 할아버지가 회사를 운영했던 60년 혹은 70년 전부터 거래를 했던 고객들이 아직도 우리 업체를 찾았다”며 어빈 캔디 컴퍼니의 문을 닫게 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어빈 캔디 컴퍼니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문을 닫았다.
◆델라웨어 마켓 하우스
위치: 펜실베니아주 글래드윈
창업: 1900년대 초
폐업: 2009년 3월
요리사 부부 킴·에드가 알바레즈는 장기간의 고민 끝에 고급 음식 케이터링을 전문으로 했던 델라웨어 마켓 하우스의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지난 2004년 이 사업체를 인수했던 부부는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던 2007년 말부터 고급 음식 케이터링에 대한 수요가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사업체를 꾸려가기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부부는 델라웨어 마켓 하우스를 인수한 이후 5년 동안 이 업체는 로컬 잡지에 의해 수차례에 걸쳐 맛있는 음식 공급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2000년부터 델라웨어 마켓 하우스에서 요리사로 일했던 부인 알바레즈는 전 주인으로부터 이 사업체를 사들였다.
부부는 다행히도 지난해 12월 다른 사업 파트너를 만나 마운틴 에어리 인근에 남편의 모국인 과테말라 전통 음식을 취급하는 레스토랑 아베니다를 오픈했다.
델라웨어 마켓 하우스를 운영했던 요리사 부부 킴·에드가 알바레즈.
◆립시츠 백화점
위치: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뷰포트
창업: 1907년
폐업: 2009년 2월
루실 립시츠가 문을 연지 107년이 된 립시츠 백화점을 폐업하기로 결정한 것은 불경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남편 조 립시츠가 알츠하이머에 걸린 이후 1년 넘게 혼자 백화점을 운영했던 루실은 “백화점 폐업은 꿈에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며 “다만 혼자 백화점을 운영하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백화점의 창업자는 남편의 아버지였다. 루실은 54년 전 당시 백화점에 근무했던 조를 만나 결혼했으며 이들 부부는 결혼과 동시에 사업 파트너가 됐다
백화점은 뷰포트의 랜드마크로 몇 세대에 걸쳐 주민들에게 의류 등을 판매해 왔는데 주민들은 루실에게 백화점 영업을 지속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하기도 했다.
루실은 “많은 고객들이 찾아와 백화점의 문을 닫지 말라고 간청했으나 지금이 문을 닫을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뷰포트의 랜드마크였던 립시츠 백화점.
◆콘키스 서점
위치: 위스콘신주 애플턴
창업: 1896년
폐업: 2009년 8월
존 짐머맨은 113년 동안 애플턴 다운타운을 지켰던 콘키스 서점 역사의 마지막 장을 장식하기 원치 않았다. 그러나 거의 동시에 터진 2건의 사건은 30년 동안 서점을 운영했던 짐머맨으로 하여금 서점을 포기하도록 만들었다.
짐머맨은 서점의 최대 소득원이었던 2개의 로컬 대학에 교재를 판매하는 계약권을 잃었다. 또한 애플턴시 정부는 도심에 새 다리를 건설했는데 이 다리는 가뜩이나 줄어들고 있던 다운타운을 관통하던 교통흐름을 줄어들게 만들었다.
짐머맨은 “이 같은 사건을 극복해 가며 서점을 운영하기가 너무 힘들었다”며 폐업에 따른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콘키스는 위스콘신주에서 가장 오래된 개인 서점이었다. 일부 사람들이 콘키스의 지속적인 영업을 위해 매입에 관심을 보였으나 불경기로 금융기관으로부터 융자를 얻지 못해 매매는 성사되지 못했다.
은퇴자로 일상생활을 보내고 있는 짐머맨은 아직도 이웃 주민들로부터 위로의 말을 듣고 있다. 그는 “가족 혹은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행복하다. 돈도 중요하지만 가족과 친구들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113년 동안 애플턴 다운타운을 지켰던 콘키스 서점.
◆리치스 푸드 & 리커
위치: 미주리주 세인트 조셉
창업: 1909년
폐업: 2009년 12월
세인트 조셉 주민들 사이에 그로서리 스토어 리치스 푸드 & 리커가 유명해진 것은 원 주인 벤 리치의 매력 때문이었다. 그의 아들 제프 리치는 “아버지는 피부 색깔 혹은 믿음에 관계없이 모든 고객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는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세계 2차 대전 참전 용사로 1948년 아버지로부터 이 사업체를 물려받았던 제프는 “그로서리를 구입하기 위해 찾아온 고객들 가운데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고객이 상당수에 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벤 리치가 지난해 5월 94세를 일기로 숨졌을 때 여동생과 함께 이 사업체를 공동으로 운영했던 제프 리치는 바이어를 찾기 위해 몇 개월 영업을 계속했으나 리치스 푸드 & 리커는 월마트 같은 대형 체인 소매점과 경쟁에 밀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황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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