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절반 이상이 비즈니스 실패 경험
투자가·종업원·고객 평판 잃지 말아야
개인생활과 사업의 경계 확실한 구분도
40대 백인 남성 마티 메트로는 지난 2002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LA에 중고 이삿짐용 박스를 취급하는 업체를 차렸다.
친환경적인 이 업체를 찾는 고객들의 발길은 이어졌고 메트로는 성공 예감과 함께 남가주에 3개의 매장을 더 열면서 멀지 않아 사업을 전국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하지만 메트로는 수익창출 방안에 대해 무지했다. 그는 “박스를 판매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운영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충분한 박스를 구할 수 없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돈을 벌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메트로는 3년 후 적자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사업체를 정리했다.
30만달러의 개인 부채를 안게 된 그는 길거리에서 사무실 가구를 싸게 처분한 후 일일 고용시장을 기웃거렸다. 다른 사람 같으면 사업이 망한 것에 대해 실망이 컸겠지만 메트로는 이를 시간 혹은 돈의 낭비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실패의 경험을 통해 교훈을 얻었고 사업체 운영에 새로운 눈을 뜨게 됐다. 어느 정도 돈을 모은 메트로는 2006년 온라인으로 중고 이삿짐용 박스를 판매하는 일에 뛰어들었다.
◆중요한 것은 평판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기업경영을 가르치고 있는 시카 고쉬 교수는 “사람들은 비즈니스를 차리게 되면 투자가, 고객, 거래업체 관계자 등 사람들과 교류를 하게 된다”며 “비록 사업이 실패로 돌아갔더라도 투자가들과 정직하게 거래를 한 사람들에게는 다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소규모 자영업체 창업과 관련, 자문을 제공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르네상스 기업가정신 센터’의 샤론 밀러 최고 경영자는 “비즈니스를 시작할 때는 회계 전문인, 변호사들을 미리 알아 두고 비록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고쉬 교수는 “현명한 사업 결정을 내리는 것 외에도 투자가, 종업원, 고객들과 믿음을 바탕으로 한 긴밀한 관계를 맺는 것도 중요하다”고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했다.
“기록은 남는다. 사업에 성공했느냐 혹은 실패했느냐 뿐만 아니라 역경을 어떻게 이겨냈느냐 하는 기록은 언제나 업주들을 쫓아다니게 될 것인데 이것은 업주들을 평가하는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고쉬 교수는 말했다.
메트로는 “내가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 전 직장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들을 고용했다. 운영 미숙으로 사업에서 손을 떼야 했을 때 나는 그들에게 임금을 지불하지 못했다. 하지만 두 번째로 사업의 문을 두드렸을 때 그들은 나를 찾아왔고 우리는 다시 한배를 탔다”고 말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교육
메트로는 박스는 너무 커 보관비용이 많이 들며 타지로부터 주문 받은 박스를 배로 보내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은 것을 깨닫고 세밀한 사업계획을 세웠다. 메트로는 9개의 유통센터를 세웠으며 전국에 박스를 판매하기보다 로컬시장에 치중했다.
고쉬 교수는 “과거의 실패 경험을 되돌아보는 것은 냉철한 사업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어떻게 하면 훌륭하게 사업을 펼쳐나갈 수 있을지 정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업주들은 자신이 모든 분야에서 뛰어나게 잘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고쉬 교수는 고객들이 취급하고 있는 제품과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면 시장조사를 통해 그들의 요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실패를 통한 성공
사업에 실패했던 많은 사업가들이 쓰라린 마음을 훌훌 털어버리고 어떻게 재기에 성공했을까?
고쉬 교수는 “사업의 세계에 뛰어든 비즈니스맨들은 사업에 실패할 확률이 아마도 50%가 넘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며 “대다수 성공한 사업가들은 성공의 기쁨을 맛보기 전에 실패를 경험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연유로 비즈니스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사업을 하기 전에 많은 돈을 벌겠다는 이상의 목표를 가질 것을 주문했다. 그는 사람들과 좋은 인간관계를 맺으며 다양한 경험을 즐기겠다는 생각을 마음에 새길 것을 요구했다.
전문가들은 언제나 활력 넘치는 삶을 살기 위해 개인 생활과 사업의 경계를 확실하게 구분해 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쉬 교수는 “많은 업주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돈을 사업체 운영에 쏟아 넣은 것을 목격했다”며 “가정을 위험에 빠트리지 말고 몇 년이 지나면 회복할 수 있는 재정 손실에 너무 상심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메트로는 “사업 실패가 모든 일의 끝장은 아니었다. 실패는 성공보다 더 스릴이 넘치는 경험이었다. 사업가는 성공을 꿈꾸지 않는다. 성공해 가는 과정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황동휘 기자>
전문가들은 실패에 좌절하지 말고 그 경험을 통해 새로운 성공을 꿈꿀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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