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람의 말을 잘 믿는다. 누가 무어라 말하면 그대로 믿는다. 때론 거짓말을 해도 거짓말로 듣지 않는다. 슬픈 일에는 같이 울고, 기쁜 일에는 같이 웃는다. 그래서 손해를 볼 때도 있지만 그것이 참이든 거짓이든 믿고 사는 것이 마음 편하다.
어느 날인가 생전 보지도 못했던 사람이 나를 찾아왔다. 눈물을 흘리며 어려운 사정을 이야기 할 때 나도 같이 울었다. 곧 가정이 파탄날 것 같은 불쌍한 처지였다. 물론 필요한 것은 돈이었고 나에게는 그런 돈이 없었다.
이리저리 주선해서 꽤 많은 돈을 준비해 주었다. 지금까지 연락 한 번 없는 것을 보아 잘 살고 있겠지 생각하지만 안부쯤은 전하고 싶지 않은지 궁금할 때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말해놓고 이것이 참말이야 라고 단서를 단다. 언제나 자신이 참 말을 하고 살았다면 그런 토를 달 필요가 없을 것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속은 일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어느 사회나 다 그렇지만 특히 한인 사회에서 신임이 회복되었으면 좋겠다.
아무도 믿어주지 않지만 저 사람은 나를 믿어주겠지 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속을 보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이웃이 되었으면 좋겠다. 많은 친구를 가졌으면서도 문제 하나를 해결하지 못하고 죽음을 택하는 우리 사회를 보면서 가슴이 아프다.
아무리 콘크리트 집에서 살지만 마음마저 옹벽이 되어 이웃에게 말할 수도 들을 수도 없으면 지옥이 바로 그곳이 아니고 어디겠는가? 지금 우리 사회는 서로에게 불신하면서 자물쇠를 몇 개씩 잠그고 살아간다. 밖에서부터 집안으로 들어가려면 몇 개의 열쇠로 열어야 한다.
그에 비례해서 마음의 문들도 잠그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참말도 믿으려 하지 않는다.
지금 우리는 최대의 과학문명을 누리며 살면서 가장 두꺼운 인간의 벽을 쌓고 살고 있다. 서로가 믿어주는 습관을 가지고 살자. 상대가 누구든지 그 말을 믿어주는 습관을 들이자. 서로가 신뢰하고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을 보고 싶다.
한재홍 /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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