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을 가르치며 버릇이 하나 생겼다. 앉아 있는 학생과 이야기를 할 때는 그 학생 앞에서 무릎을 꿇거나, 아예 털썩 주저앉아 아이와 같이 무릎을 대고 말을 하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숙제 검사를 하거나 수업 내용 습득 확인을 위해 학생들 사이를 다니며 위에서 내려다보면, 학생들 대부분이 주눅 든 표정으로 자신 없어 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비좁은 공간을 헤집고 무릎을 꿇고 앉아 학생의 책상에 가슴을 대고 눈을 맞춰 가며 확인을 하고 곧 바로 칭찬과 위로와 격려의 몸짓을 한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은 감정 표현을 좀 더 정확하게 할 수 있게 되었고 핑계 대는 일이 적어졌으며, 자신 있게 수업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교사 생활을 오래 하면서 “우리 반은 이래야 한다”는 나의 생각과 바람만이 가슴을 꽉 채우고 내 눈 높이에 어린 학생의 눈과 가슴이 맞춰지기를 바랐엇다. 교사 생각으로 학생들을 판단하느라 학생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실수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후 새 버릇이 생겼다. 아이의 눈이 내 마음을 읽고, 내 눈이 아이의 마음을 읽을 수 있도록 눈을 맞추고 가슴을 맞출 수 있게 아이와 같은 시선으로 활동하는 것이다. 느껴지는 아이의 심장 박동으로 내 열정과 사랑이 다듬어져서 다시 아이의 가슴에 “선생님은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으로 새겨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올해도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슴 속으로 들어가 학생의 마음을 헤아리고 느낌을 공유하는 따뜻한 마음의 교사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황희연 / 한국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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