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등의 베스트셀러를 잇달아 내놓은 경영학자 짐 콜린스는 신간 ‘위대한 기업이 어떻게 망하는가’에서 한때 정상에 군림했던 기업들이 어떻게 몰락하는지를 규명하고 있다. 수많은 기업들의 흥망성쇠 사례를 바탕으로 쓴 이 책에서 콜린스는 기업의 몰락을 5단계로 설명한다.
기업에 망조가 드는 첫 번째 단계는 ‘성공에 대한 자만심’이다. 성공이 전적으로 자신의 능력 때문이라는 우월감이 고개를 들면서 위기가 서서히 찾아들기 시작한다. 이런 자만심은 다음 단계인 ‘원칙 없는 사업 확장’으로 이어진다. 더 큰 규모, 더 빠른 성장에 집착해 역량이 뒷받침 되지 않는 분야까지 뛰어든다.
이쯤 되면 내부에서 경고음이 들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런 경고를 일시적인 것으로 치부한다. 3단계인 ‘위험경고 무시’다. 경영주는 부정적 징조는 애써 외면하면서 긍정적 지표에는 과다한 의미를 부여한다.
그러다. 병증이 심해지면 회사를 살린답시고 ‘무분별한 회생방안’에 매달린다. ‘만병통치약’을 찾아 우왕좌왕하다가 재무구조는 회생불능 상태에 빠진다. 마지막은 결국 망하거나 살아남더라도 별 볼일 없는 존재로 구차하게 명맥만 유지하는 단계이다.
콜린스는 5단계를 질병에 비유한다. 그래서 “쇠락의 조짐을 일찍 발견하면 할수록 회생 가능성이 커진다”고 강조한다. 한때 철옹성처럼 보였던 대기업들이 아예 사라지거나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신세로 전락한 사례들을 들자면 끝이 없을 정도다.
얼마 전까지 세계 최고의 자동차회사로 군림했던 도요타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뛰어난 안전성과 품질’을 앞세워 세계 자동차 시장을 석권해 온 도요타는 최근의 잇단 리콜에 이어 27일 또 다시 수백만대 리콜과 함께 8개 모델의 생산과 판매를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8개 모델은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도요타 차량의 57%를 차지한 대중적인 모델들. 따라서 이번 리콜과 판매 중단으로 도요타는 회복하기 힘든 타격을 입게 됐다.
지난해 경기 침체가 판매 부진으로 이어지고 차량 결함이 나타나는 등 위기가 이어지자 도요타 창업주의 손자인 도요타 아키오 회장은 “도요타는 대기업이 패망에 이르는 5단계 중 이미 4단계에 도달했다. 지금 구세주에게라도 매달려야 할 판”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한 적이 있다. 이 말을 한 것이 3개월 전이니 지금의 도요타는 4단계에서 5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절체절명의 시점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요타가 위기에 빠진 원인으로 여러 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한마디로 “초심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도요타의 초심은 품질에 문제가 발견될 경우 종업원 누구든 공정을 올 스톱 시킬 수 있도록 한 ‘도요타 방식’과 근검절약을 상징하는 ‘마른 수건도 쥐어 짠다’는 말로 대변된다.
그러나 1등 고지를 지상 목표로 한 무리한 확장을 지속하면서 이런 정신은 조금씩 실종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상에 올랐다고 환호한 지 채 4년도 되지 않아 도요타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도요타가 처해 있는 위기는 기업이 잘 나갈 때 경계하고 조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깨우쳐 주는 생생한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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