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팀 3진 QB 신세
NFL팀서 외면받아
마켓 스탁보이‘설움’
99년 혜성처럼 등장
시즌·수퍼보울 MVP
카디널스서 다시재기
수퍼마켓 스탁보이에서 출발해 수퍼보울 챔피언과 NFL MVP, 그리고 명예의 전당급 쿼터백으로 올라서는 ‘할리웃 스토리’를 완성해 낸 애리조나 카디널스 쿼터백 커트 워너(38)가 12년에 걸친 눈부신 NFL 커리어를 마감했다.
지난 1999년과 2001년 시즌 세인트루이스 램스를 수퍼보울로 이끌며 리그 MVP로 뽑혔고 지난해에는 만년 하위팀 카디널스를 프랜차이즈 역사상 첫 수퍼보울로 이끈 뒤 올해도 NFC 결승까지 진출시키며 아직도 NFL 탑 쿼터백으로서 손색없는 기량을 잃지 않았음을 입증했던 워너는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정말 믿겨지지 않는 여정이었다”고 말문을 연 워너는 “(나의 선수생활이) 이렇게 전개될 줄은 꿈에도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나님이 지난 12년간 나를 사용하기로 선택하시고 내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이 너무도 놀랍고 감사할 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카디널스와 2년간 2,300만달러에 계약했던 워너는 아직 1년 계약을 남긴 상태에서 필드를 떠나게 됐다.
올해 38세인 워너의 커리어는 그 자체가 한편의 할리웃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파란만장하고 드라마틱하다. 노던 아이오아 대학 재학 때에도 첫 3년간 3진 쿼터백 신세를 면치 못했고 NFL팀으로부터 외면받은 뒤 그로서리 스토어에서 시간당 5달러50센트를 받는 직원으로 일했던 워너는 그럼에도 불구, 꿈을 향한 노력과 전진을 좌절없이 계속한 끝에 4년간 아레나풋볼리그와 NFL 유럽을 거쳐 1999년 세인트루이스 램스에서 그야말로 혜성같이 떠올랐다. 트레이닝캠프에서 주전쿼터백 트렌트 그린이 무릎을 다쳐 전 시즌을 못 뛰게 되자 스타터로 나선 워너는 NFL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즌을 만들어내며 램스를 수퍼보울 우승으로 이끌어 단 6개월여만에 아무도 모르던 철저한 무명선수에서 시즌 및 수퍼보울 MVP 겸 수퍼보울 챔피언으로 떠오르는 믿겨지지 않는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2001년 시즌에도 램스를 수퍼보울로 이끌며 2번째 MVP로 뽑혔으나 뉴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에 아깝게 패해 준우승에 그친 워너는 2003년 시즌 첫 경기에 뇌진탕 부상을 입고 물러난 뒤 다시는 램스에서 스타트하지 못했고 2004년 뉴욕 자이언츠, 2005년 카디널스로 팀을 옮기며 전성기를 지난 ‘땜질용 백업’ 선수로 커리어를 마치는 듯 했다. 하지만 카디널스가 미래의 쿼터백으로 꼽았던 맷 라인아트가 부진과 부상에 시달리면서 2008년 시즌 스타팅 쿼터백 자리를 차지한 워너는 다시 한 번 그의 위대함을 입증했다. 만년 바닥을 헤매던 카디널스를 팀 역사상 첫 수퍼보울로 이끌었고 올해도 플레이오프에서 눈부신 활약으로 팀을 NFC 결승까지 이끌어 진정한 명예의 전당급 선수임을 재확인시켰다.
워너는 또 일상생활에서도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는 삶을 살아 한 사회인으로서도 존경받는 인물이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성경책을 들고 나올만큼 독실한 크리스천인 그는 부인과 함께 크리스천 자선단체를 운영하면서 수많은 사회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봉사하는 삶을 살고 있고 지난해에는 NFL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바 있다. 워너는 12년 NFL 커리어동안 정규시즌 124게임에 나서 65.5%의 패스를 성공시키며 3만2,344야드 패싱과 208개의 터치다운을 기록했다. NFL 역사상 두 팀에서 100개의 터치다운과 1만4,000야드 패싱을 기록한 선수는 그와 프랜 타켄턴 두 명뿐이다.
<김동우 기자>
만년 꼴찌 애리조나 카디널스를 지난해 수퍼보울로 이끌었던 쿼터백 커트 워너가 ‘할리웃 스토리’를 마감하고 은퇴를 발표했다.(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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