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아가다보면, 예기치 않은 불행을 만나 한동안 그것과 동행하기도 하고, 더러는 죽을 때까지 쭉 함께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불의의 사고로 불구의 몸이 되는 경우가 그렇고, 졸지에 사업이 망하는 경우가 그렇고, 몹쓸 병에 걸려 하루아침에 몸져누워야 하는 경우도 그렇다. 그럴 때 마다 힘들지언정 그 흉측한 것에 꿀꺽 잡아먹히지 않는 이유는 가슴 속 밑바닥에 있는 소망 때문이다.
소망이 있는 사람은 비록 힘은 들지라도 불행하지 않은 법인데, 우린 너무 쉽게 그런 이들을 불쌍히 여기려 든다.
대체로 미국인들은 어려운 이웃을 대하는 천연덕스러움이 있다. 그것은 무관심이 아니라, 너와 내가 다르지 않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의식하지 않는 자연스런 배려이다.
내가 일하는 학교에 장애아동 그룹이 있다. 그 아이들을 스스럼없이 대하는 보통 아이들의 태도가, 첫날 그 장애아들을 흘낏거리던 내게 솔직히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상한 눈길을 보내는 아이들도 없었고, 괜한 친절로 그들의 열등감을 불러일으키지도 않았다. 도움이 필요할 때면 결코 방관하지도 생색내지도 않는 사랑과 관심이었다.
우월감에서 비롯된 섣부른 동정심과 매너리즘에 빠진 지나친 친절이 아니라, 그저 너와 내가 함께 간다는 동료의식이다.
우수정 / 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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