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회 ‘도요타 청문회’이틀째
▶ 안전소홀 사과… CNN방송 “미-일 문명 충돌” 비유
평소 언론의 관심을 그다지 받지 못해온 연방 하원의 감독·정부개혁위원회가 24일 취재진과 방청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새해 들어 전 세계를 들끓게 만든 일본 도요타자동차 대량 리콜사태의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 `제2라운드’에 도요다 아키오 사장이 직접 출석했기 때문이다. 방미 계획발표와 철회를 거듭한 끝에 어렵사리 성사된 청문회라는 점에서 관심이 더욱 증폭된 측면도 있어 보였다.
도요다 사장은 오후 2시께 속개된 회의에 이나바 요시미 북미 도요타 사장과 함께 나란히 출석, 카메라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를 받는 가운데 의원들의 질문에 무표정하면서도 담담한 자세로 답변에 임했다.
도요다 사장은 사과의 뜻을 정중하게 표현하며 `낮은 자세’를 취하기는 했지만, 일본 대표기업의 CEO(최고경영자)라는 자존심을 지키려는 듯 자칫 `굴욕적으로’ 비쳐질 수 있는 과도한 몸동작이나 언급은 피했다.
▲도요다 사장 사과
도요다 사장은 모두 발언에서 도요타 자동차의 대규모 리콜사태 및 차체결함과 관련해 발생한 일련의 사고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지겠으며,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안전성과 관련한 고객의 불안에 대해서는 커다란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또 “회사가 비약적인 성장을 구가하면서 안전 제일주의를 소홀히 한 점이 있다”고 밝히고 “앞으로 자동차의 품질과 안전을 진지하게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하원 감독·정부개혁위의 에돌퍼스 타운스 위원장은 “도요타자동차가 고객의 안전보다는 이익에 더 신경을 썼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면서 “만일 캠리와 프리우스가 비행기였다면 이륙금지 조치에 처해졌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매트 가속페달이 문제다”
의원들은 도요다 사장이 이번 리콜사태의 원인을 바닥 매트와 가속페달의 결함으로 돌렸지만, 그 이상의 원인이 있을 것이라며 도요다 사장을 다그쳤다.
이날 청문회에는 도요타와 경쟁관계에 있는 미국 및 일본 자동차업체의 공장을 지역구에 두고 있는 하원의원들이 참석, 미묘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이들 의원이 도요타 리콜사태에 대해 강도높은 추궁을 하게 되면 자신의 지역구에 있는 도요타 경쟁업체들에 ‘반사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도요타의 혜택을 보고 있는 텍사스주의 하원의원은 “도요타의 경쟁업체 공장이 있는 지역을 대표하고 있는 동료 의원들이 객관적인 자세를 보였으면 좋겠다”며 도요타 편을 들기도 했다.
▲일본도 생중계
이날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청문회를 앞두고 미국 주요언론의 기자들은 물론 워싱턴 주재 일본 특파원들은 서너 시간 전부터 청문회장에 입장, 청문회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일본에서는 도요다 사장의 청문회 출석시각이 일본시각으로 새벽 4시께 였음에도 불구하고, 2개 방송이 이를 실황중계했다.
CNN방송은 이날 청문회가 단순히 도요타 자동차의 대량 리콜사태에 대한 진상규명 차원을 넘어 미국과 일본 사이에 벌어진 `문명의 충돌’이라고 비유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어려운 문제에 봉착할 경우, 합일점을 찾는 더딘 의사결정 구조를 갖고 있는 반면, 미국은 브레이크 결함 문제 등에 대한 신속한 답변을 원했기 때문에 이번 리콜사태가 본질보다 더욱 부풀려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도요다 아키오 일본 도요타자동차 사장(왼쪽)이 출석한 24일 연방 하원 감독·정부개혁위원회의 청문회에 취재진들이 몰려 열띤 취재경쟁을 벌이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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