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스크바 중심가 출근길 2건… 37명 사망·102명 부상
▶ “체첸 반군 소행 추정”
29일 오전(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중심가에서 지하철 연쇄 폭탄테러로 현재까지 적어도 37명이 숨지고 102명이 부상했다.
이날 사건은 160여명의 사상자를 낸 지난 2004년 빠벨레츠카야 지하철 역사 테러사건 이후 모스크바에서 발생한 가장 큰 폭탄테러 참사로 기록됐다.
당국은 이번 사건이 체첸 이슬람 반군 세력에 의한 자살 폭탄테러로 보고 유력 용의자인 이슬람 여성 2명의 신원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개요
러시아 비상대책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55분께 모스크바시 중심 연방보안국(FSB) 본부 건물 인근 루비얀카 지하철역에서 역내로 들어오던 전동차 한 칸에서 폭발물이 터져 승객과 플랫폼에 서 있던 시민 등 23명이 숨졌다.
이어 45분 뒤인 오전 8시40분께 루비얀카 역에서 네 정거장, 그리고 내무부 건물과 약 1.5km 떨어진 파르크 쿨뚜르역 내 정차 중이던 지하철에서도 폭탄이 터져 최소 14명이 사망했다.
또 두 지하철역에서 모두 102명이 부상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상태가 위독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루비얀카 테러는 피해 규모로 봐 폭발 위력이 TNT 4kg에 상당하며 파르크 쿨뚜르역은 TNT 1.5kg의 상당의 폭탄이 터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 아수라장… 검문강화
폭탄이 터지고 나서 두 지하철 역사는 몇 분 만에 연기로 가득 찼고, 소리를 지르며 지하철 역을 빠져나오려는 시민들로 일대가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한 시민은 “전동차가 루비얀카 역에 도착해 문이 열리고 내리는 순간 `펑‘하고 뭔가 터졌다”고 말했다.
당국은 구급차와 헬기 등을 동원해 부상자를 이송하는 한편 사고 역 주변 도로를 통제하고 사고 노선 일부 구간의 지하철 운행을 금지했다.
또 경찰은 지하철 역과 공항, 철도역, 주요 관공서 주변에 경찰력을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신분증 확인과 소지품 검사 등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자살 폭탄 테러에 무게
러시아 검찰은 두 사건이 출근 시간 사람이 많이 모이는 지하철을 표적으로 한 자살폭탄 테러로 추정하고 있다.
아직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단체는 없지만, 체첸 전쟁 이후 연방 정부에 불만을 품고 북카프카즈 지역으로 산개한 반군 잔당이나 그 동조세력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이슬람 여성 2명이 벨트에 의심스러운 물건을 소지하고 있었다는 목격자의 진술과 이들의 시신이 지하철 역 안에서 발견된 점으로 미뤄 이들을 유력 용의자를 보고 신원 파악에 나섰다.
FSB 한 관계자는 “이슬람 순교단체 샤히드 소속 여성들로 보인다”면서 “폐쇄회로(CC) TV화면을 통해 이들 여성이 지하철에 탑승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당국은 이들이 대테러 작전을 수행하는 FSB와 내무부에 경고의 메시지를 던지려고 이런 짓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열차 테러사건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체첸 반군 지도자 다쿠 우마로프는 지난달 반군 웹사이트를 통해 “테러 활동이 러시아 전역에 걸쳐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비상 안보회의를 소집하고 테러 분자에 대한 철저한 응징을 지시했다고 크렘린이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30일 하루를 국민 애도의 날로 정해 희생자 가족을 위로하기로 했다.
29일 아침 러시아 모스코바 루비얀카 지하철역 등 두 곳에서 발생한 폭탄테러로 시민 등 37명이 숨진 가운데 시민들이 루비얀카 지하철 역 밖에서 이날밤 촛불집회를 열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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