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서로에게 끌려 주위에서 찬물, 더운물 번갈아 가며 물을 뿌려도 마취에 취한 듯 비몽사몽간에 한다. 완전히 눈에 콩깍지가 낀 것이다. 결혼 이후는 마취에 풀릴 것을 대비하여 법으로 서로를 묶어둔다. 그래서 치명적인 문제가 아니면 죽자 살자 싸워도 헤어지는 것이 어려운 게 결혼이다.
한때 이혼을 생각한적 있다. 그때 가장 먼저 걸리는 것이 우리 친정식구와 아이들이었다. 이제까지 이혼한 친정식구가 아무도 없는데 내가 먼저 첫 테이프를 끊는다는 게 가장 어렵고 힘든 생각이었다. 그래서 인류평화에 기여한다는 선교사의 마음을 가지고 이제까지 살고 있다. 크게 생각하니, 별 것 아니었다.
왜 이혼을 생각할까. 우리는 각자의 결혼 전 쓴 뿌리와 상처를 그대로 가지고 결혼을 한다. 그러니 함께 살 때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성격의 차이’보다 더 힘든 것은 ‘생각의 차이’인 것 같다. 성격이 다르니 생각이 다르다고 말할 수 있지만, 성격은 달라도 생각이 같은 방향인 사람이 있다. 가치관이 비슷한 경우이다. 생각이 다름은 참으로 힘들다. 이때 이혼을 생각한다.
어느 정신과 의사가 부부관계는 ‘억울함’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남편의 일방적인 희생으로 아내가 존재한다면, 또 아내의 일방적인 희생으로 남편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올바른 관계가 성립될 수 없다고 한다. 내적으로 상처가 쌓이기 때문일 것이다.
상대가 억울해 한다면 억울함을 풀어주도록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상대가 억울해 하든 말든 내 이기심만 생각한다면 그 상처가 쌓여 결국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에 이른다.
결혼 전 상대에게 예민하게 반응하여 결혼을 결정했듯이, 퇴색되기 쉬운 결혼생활에 다시 한번 상대에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여유가 필요한 것 같다.
김송희 / 융자 에이전트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