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일하는 남편에게 전화를 했더니 목소리에 힘이 빠져 있었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아침에 손님에게 야단맞고 경찰에 교통위반 티켓까지 떼었다는 것이다. 남편은 밤 9시가 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손님에게 받은 돈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하루에 세 가지의 나쁜 일이 생겼으니 정말 일진이 안 좋은 날이다.
한 달 동안 일한 건데 라는 아쉬움이 없지 않았지만 돈 봉투에 우리 집 주소가 적혀 있으니 누군가 좋은 사람이 주워 보내줄 것이라는 기분이 들었다. 혹시나 했는데 이틀 후 노란 조그만 봉투가 우편함에 있었다. 보낸 이의 주소와 노박이라는 이름이 쓰여 있었다. 편지 안에는 돈 봉투와 짧은 편지가 들어 있었다. 자기 집 드라이브 웨이에서 주워서 보낸다는 것이었다.
너무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노박은 남편 손님 가운데 한 사람이지만 얼굴을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이다. 그 집에서 일하다 봉투를 떨어뜨린 모양이다. 미국이라는 거대한 나라가 질서 있게 돌아가는 것은 이런 양심적인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과 함께 오랫동안 기분이 좋았다.
박향연 / 글렌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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