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황 베네딕토 6세 즉위 5주년… 추기경들과 오찬
유럽과 미국에서 잇따라 불거진 성직자 성추행 파문으로 가톨릭 교회 전체가 깊은 수렁에 빠진 가운데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19일(이하 현지 시간) 즉위 5주년을 맞았다.
2005년 4월 19일 요한 바오로 2세에 이어 265대 교황으로 선출된 베네딕토 16세는 이날 로마에 주재하는 60여명의 추기경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고 AP와 AFP통신 등이 전했다.
이탈리아에 있는 가톨릭 교회들은 이날을 기도의 날로 선포했고, 오찬에 참석한 추기경들은 지난 5년간 가톨릭 교회를 이끈 교황을 적극 옹호했다.
오찬장에서 교황의 옆자리에는 바티칸의 2인자로 불리는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교황청 국무원장과 또 다른 실력자인 안젤로 소다노 추기경이 자리를 잡았다.
소다노 추기경은 바티칸 라디오 방송을 통해 “현대사회가 그리스도의 제자들에게 부과하는 도전에 맞서 교황은 위대한 관용으로 교회를 이끌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베네딕토 16세 즉위 5년을 바라보는 안팎의 평가는 우호적이지 못하다. 포용력과 친화력으로 가톨릭 교회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전임 요한 바오로 2세와 달리 보수적이고 원칙적인 성향의 베네딕토 16세는 즉위 후 몇 차례 심각한 설화를 초래했다.
또 아우슈비츠 수용소와 유대교 회당, 이슬람 사원 방문 등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면서도 오해의 소지가 있는 언행으로 다른 종교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한 가톨릭단체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요한 바오로 2세의 경우 교리 문제에서는 엄격하면서도 대외적으로는 매우 포용적인 태도를 보인 분이었던 것에 비해 학구적 성향이 강한 현 교황은 원칙주의적인 입장을 복잡한 논리로 설명하려다 종종 논란을 자초했다”며 “지난 몇 년 간 가톨릭 교회의 영향력이 후퇴한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난 16일로 83세가 된 베네딕토 16세가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는 성직자 아동 성추행 파문으로 무너진 가톨릭 교회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교황은 지난 17~18일 지중해 상의 가톨릭 국가인 몰타를 방문해 성추행 피해자 및 그 가족들을 면담하고 ‘부끄러움과 슬픔’을 언급하며 눈물을 흘렸으며, 성추행 재발 방지를 위한 ‘효과적인 조치’를 약속했다.
하지만, 교황 자신이 뮌헨 대주교와 교황청 성서교리위원회 수장으로 있을 당시 성추행을 은폐했다는 의혹에 시달리고 있어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즉위 5주년을 맞은 지난 19일(현지 시간) 로마에 주재하는 60여명의 추기경들과 오찬을 함께 하던 중 축하박수를 받고 감사를 표하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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