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자와 못가진 자의 차이는 무엇일까. 거지 한 사람이 있었다. 그가 가지고 있는 소유물이란 입고 다니는 누더기 옷 한 벌과 너덜거리는 신발, 그리고 밥을 얻어먹기 구걸할 빈 깡통 하나가 전부였다. 그래도 집이 없어 불날 걱정 없어 좋고, 자동차가 없으니 사고 날 염려 없어 좋고, 도둑맞을 염려 없어 좋고, 그렇게 편안 마음으로 살아갔다.
그런데 그의 마음속에 탐욕이 싹트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는 다른 거지들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열심히 뛰어다녔다. 그리고 한푼 두푼 모은 돈으로 복권을 구입했는데 운 좋게도 거액의 복권에 당첨되었다.
정말로 벼락부자가 된 것이다, 그는 한강 다리 위에 올라 큰 소리로 외쳤다, “깡통생활은 오늘부터 끝이야, 깡통이여 안녕!” 하면서 깡통을 물속에 날려버렸다. 기쁨과 희열감에 넘쳐 깡통 속에 복권이 있는 것을 잊어버리고.
법정 스님의 저서 ‘무소유’가 1993년 증보판이 경매에 나와 110만원에 낙찰되었다는 신문 기사를 읽고 나의 마음도 동요하기 시작했다. 30년 전 읽었던 그 책을 찾아 방을 모두 뒤져보았으나 책꽂이에 꽂혀 있어야 할 그 책이 보이지 않았다. 한 권의 책을 찾기 위해 갈피를 못 찾고 눈이 어두워 이리저리 해매는 나의 모습이 부끄럽다. 무엇을 잃어버렸다는 것은 무엇을 가졌기 때문이다.
스님의 책이 베스트셀러라는 이유, 그리고 책을 절판하라는 유언이 있었다는 이유, 또 서점에서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다는 이유 때문에 그 책을 소유하고 싶다면 인쇄된 책만 보는 것이지 스님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잊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김철우 /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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