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도 되지 않아 한인은행이 두 군데나 문을 닫게 되었다. 지난해 6월 말에 미래 은행은 월셔 은행에 합병되고 북가주 아이비은행은 지난 주말 중앙은행으로 흡수되었다. 고객들은 피해가 없는데 주주들은 전체 투자액 손실을 보게 되었다. 미래은행의 폐쇄를 타산지석으로 삼고 경영에 더 열과 성을 기울여야 했을 텐데 아쉽기만 하다.
은행 폐쇄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아마 너무도 안일하게 운영을 한 데서 어려움을 자초했을 수도 있다. 부동산 등 한 군데에 집중 융자를 하여 큰 손실을 초래했다. 그리고 감독기관의 지적사항을 제때에 시정하지 않는 태도 등이다.
이사들의 감독기능이 중요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사회에는 각 분야별 위원회가 있어야 되는데 그 기능이 제대로 돼 있었는지 여러 가지 의문점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사들이 기능을 제대로 발휘만 했어도 이런 극한 상황까지는 도달하지 않았을 것이다. 신문 보도에 의하면 아이비은행은 감독기관으로부터 행정제재를 두 번씩이나 받았다고 한다.
경영진 이외에 은행 이사들은 정기적인 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 이외에 은행 운영에 경험이 있는 인사들이나 CPA/변호사 등을 영입하여 감독 기능을 향상시키는 방법도 채택할 수 있다. 이사가 명예직만 아님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내가 10여년 전에 오클랜드에 있는 한 주류사회 은행의 사외 이사를 약 3년을 했다. 당시 샌프란시스코에 있던 소규모의 세이빙스 앤 론 두개를 구입하여 노조기관이 은행을 시작했다. 처음 몇 년 동안 이 은행은 계속하여 적자를 냈고 계속 바뀌는 이사들 때문에 은행 감독기관의 감사를 받고 있었다. 어떤 때는 감독 담당관이 일년 내내 은행에 상주하기도 했다. 감독관들은 이사 구성이 같은 이해 집단에 의하여 장악되지 않나 하고 예의 주시하였다.
제일 중요했던 것은 감독기관과의 사전협의와 조율에 관한 문제였다. 그리고 그들의 제안을 성실이 받아들이는 자세가 그들이 바라는 점이였다. 은행에서 손해는 있을 수 있지만 조직에서 제일 중요한 ‘체크와 밸런스’(견제와 균형)는 사라지면 안 된다는 것이 그들이 입장이었다.
이사회에는 여러 분야별 위원회가 있고 경영진의 일을 다시 검토하는 과정도 있다. 특히 융자에 관하여서는 내가 관계하던 은행에서는 이사회의 검토와 인준과정을 거쳐야 했다.
그리고 이사들은 순번제로 은행 세미나에 참여케 했다. 교육은 외부에서 받을 수도 있지만 이사 중에 특정분야 전문가가 있으면 내부 교육도 하곤 했다. 당시 ‘Government Compliance Committee’와 ‘Audit Com-mittee’의 위원장을 맡고 있던 나는 때로는 이사 교육도 담당하였다.
그리고 이사회를 대표하여 감독기관인 FDIC, OTS와의 협조와 조율을 아끼지 않았다. 은행을 대표 하여 외부 CPA와 감사기능도 도입했다. 경영진의 뒷받침으로 위험수위까지 내려간 은행 평가수치(CAMEL Ratings)를 향상시키는데 일익을 담당도 했다. 현재는 지점이 5개로 왕성하게 운영되고 있다.
우리 한인 은행들이 폐쇄되기까지 이사진과 경영진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일을 하였는지 짚고 넘어갔어야 했다. 적절한 내부통제를 하였더라면 이런 극한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다.
이종혁 /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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