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계 미국 여성 리마 파키(24)가 올해의 ‘미스 미국(Miss USA)’ 선발대회에서 영예의 왕관을 차지하면서 일부 보수세력들이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이 19일 보도했다.
레바논 출신으로 1990년대 미국으로 이주한 파키가 미스 미국에 선발되면서 파키와 그의 가족, 아랍계 미국인들 상당수는 자신들의 공동체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키의 오빠인 라비흐는 파키의 쾌거는 무슬림 여성들에 대한 서구인들의 스테레오타입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는 아랍계 미국인들의 좋은 면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많은 사람은 아랍세계를 베일로 가려진 사람들로 이해한다"라고 말했다.
무슬림 여성들에 대한 서구인들의 이미지는 히잡, 니캅, 부르카 등의 베일로 가려진 모습이다. 이는 부분적으로 아랍인들이 낙타나 양 앞에서 미인대회를 연다거나 참가 여성들의 덕성을 평가하는 ‘미스 뷰티풀 모럴스’을 개최하는것을 보고 서구인들이 재미있어하는 현상을 설명한다.
아랍과 무슬림 국가들의 많은 수가 보수 무슬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구의 미인대회와 비슷한 종류의 미인대회를 갖는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최초의 아랍계 미스 미국이 레바논 출신이라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레바논은 섹시한 남녀가수들이 유명한데다 미스 레바논으로 뽑히면 상금이 50만달러나 되기 때문에 미스 레바논 선발대회는 레바논인들 사이에 일종의 "슈퍼볼"과 같은 열기를 이끌어낸다.
미스 이집트, 미스 인도네시아, 미스 아랍월드 등 미인대회가 열리고 있고 지난 2000년에는 사담 후세인의 조카딸이 미인대회에 나와 우승하는 등 미인대회가 선전의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파키의 승리가 못마땅한 보수 우익세력은 음모론을 내세우기도 한다.
부시 전 대통령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가졌던 네오콘 지식인 대니얼 파이프스는 대서양 양안에서 진행된 군소 미인대회에서 선발된 무슬림 여성 5명을 언급하며 이것이 "차별철폐조처의 색다른 형태"가 아닌지 물었다.
보수 시사평론가인 데비 슈러셀은 파키의 시아파 레바논 배경을 언급하며 그를 테러범 "미스 헤즈볼라"로 부르고 이 미인대회 스폰서의 한명인 도널드 트럼프를 이슬람의 "딤미(비 무슬림)"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파키의 가족 중 일부가 헤즈볼라와 관련이 있다는 익명의 "정보 소식통"의 말을 내세우고 "헤즈볼라의 지원군이 미스 미국에 선발된 일로 헤즈볼라는 오늘밤 우리를 보고 웃고 있다"라고 분개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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