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현충일에 해당하는 메모리얼데이(5월31일) 때 워싱턴 D. C.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열리는 참배 행사에 불참키로 한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일부 참전용사단체들과 보수진영에서는 "알링턴 국립묘지는 대단한 상징성을 지니는 곳"이라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메모리얼데이에 알링턴 국립묘지를 참배하지 않는 것이 군과 참전용사, 전몰자를 경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당일 시카고 근교의 에이브러햄 링컨 국립묘지를 찾아 메모리얼데이를 기념하기로 돼 있어 별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29일 CNN과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28일 멕시코만 원유유출 현장을 다녀온 이후 시카고의 자택에서 가족과 함께 31일까지 메모리얼데이 연휴를 즐길 예정이다.
이 때문에 메모리얼데이 기념식은 일리노이 엘우드에 있는 에이브러햄 링컨 국립묘지에서 갖기로 했다.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열리는 기념식에는 조 바이든 부통령이 대신 참석해 헌화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보수진영은 멕시코만의 기름유출로 인해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환경재앙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군 최고통수권자가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열리는 전몰자 추모행사에 불참하면서까지 가족과 휴가를 지내기로 한 것이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때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데이너 페리노는 폭스뉴스와 회견에서 "상징적인 요소를 감안할 때 그다지 좋은 선택이 아니다"라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선택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폭스뉴스의 보수논객인 글렌 벡은 메모리얼데이 때 오바마 대통령이 시카고가 아닌 워싱턴 D. C.에 있어야 한다면서 노골적으로 반대의 입장을 폈다.
전몰자단체 등에서는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 등 2개의 전쟁이 전개되고 있는 때 군 최고통수권자가 알링턴 국립묘지 기념식에 빠지는 것은 오바마 대통령이 국정의 순위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반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러한 지적에 대해 다른 참전용사 단체들은 지나친 정치적 공세라면서 오히려 오바마 대통령을 두둔했다.
참전용사 단체 암베츠(AMVETS)의 대변인인 제이 애그는 CNN과 회견에서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된 비난"이라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알링턴이 아닌 다른 국립묘지를 참배하는 것이 논란거리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재임 8년 중 메모리얼데이 때 4차례만 직접 기념식에 참석했고 조지 H. 부시 대통령은 댄 퀘일 부통령을 대신 참석시키는 등 과거 모든 대통령이 알링턴 국립묘지 헌화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했던 것은 아니어서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다분히 정치 공세적인 색채가 짙다는 것이 중론이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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