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유혈 시위로 과도정부가 수립된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에서 다시 유혈 혼돈이 벌어지고 있다. 남부 제2의 도시 오쉬에서 벌어진 민족 분규가 폭동으로 비화돼 지금까지 100명 가깝게 죽고 1,0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도정부가 군 병력을 총동원해 진압에 나서고 통금 등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나 폭도들은 군·경의 무기를 탈취하고 곳곳에서 방화와 살상극이 벌어지고 있다. 이미 남부 주요 도시들로 확산된 폭동은 수도 비슈케크로도 번질 기세며, 참혹한 내전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사태 수습능력을 잃고 다급해진 과도정부는 러시아에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러시아 등 강대국들은 아직은 직접 개입을 거부한 채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지난 10일 밤 남부 제2의 도시인 오쉬의 한 카지노에서 키르기스계와 우즈베키스탄계 청년들 간에 시비가 벌어졌다. 이 시비는 소수민족인 우즈벡계와 이들을 배척하는 키르기스계 청년들 간의 전면충돌로 이어졌다.
외신들에 따르면 각목과 돌 등을 든 1,000여명의 젊은이들이 지난 10일 저녁 오쉬 중심가에 모여 상점 창문과 주택의 창문들을 부수고 차를 불태웠다. 수적으로 압도적인 키르기스계 젊은이들의 우즈벡계에 대한 폭력은 폭동으로 비화되고 카라수 등 인근 지역으로 확산됐다. 곳곳에서 무차별 살상과 방화, 약탈이 벌어졌고 경찰과의 충돌과정에서도 사상자가 발생했다.
키르기스스탄 과도정부는 이날 내무부 성명을 통해 이미 비상사태가 선포된 오쉬시와 인근 카라-수 및 아라반 지역에 대해 24시간 통행금지 조치를 내렸다.
AP 통신은 키르기스 폭도의 공격을 피해 여성과 어린이 등 수천명의 우즈벡 소수민족이 총격을 받으며 국경으로 피신했고 국경도로에는 어린이들의 주검이 나뒹굴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 파키스탄인 15명이 납치되는 등 외국인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이곳에선 소련 시절부터 민족 갈등이 잦았으며, 소련 붕괴 이후 이러한 갈등이 충돌로 이어지고 때로는 유혈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키르기스에서 우즈벡계에 대한 유혈 폭력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피난길에 나선 우즈벡계 주민들이 우즈베키스탄 국경지역에 몰려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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