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친지가 방문을 했다. 춥고 스산한 샌프란시스코 날씨가 유독 기승을 부린 을씨년스러운 날이었다. 온 도시가 회색빛이다 싶은 그날, 그는 여름이 왜 이렇게 추우냐고 따지듯 물어왔다. 일찍이 마크 트웨인 역시 자신이 경험한 가장 추운 겨울은 샌프란시스코의 여름이었다 라는 말을 했다.
오늘도 날씨가 을씨년스럽다. 여름인데도 겨울옷이 언제나 옷장에 걸려 있어야만 한다. 바다의 색깔도 회색이고 하늘빛도 회색이다. 온 도시가 우울한 것 같이 느껴진다. 이러한 회색무드의 원인 제공자는 물론 샌프란시스코의 안개이다. 어스름 안개가 자욱이 덮이는 아침 시간에 이어 흰 솜구름 같은 안개가 몰려오는 오후 시간으로 매일 순서를 이어간다.
가끔씩 외부에서 오신 분들은 이런 을씨년스러운 날씨에 마음고생, 몸 고생이 많겠다고 위로를 한다. 그런데 나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언젠가는 화창한 날씨가 돌아올 것을 알고 있으니 내일일까, 모래일까 기다리며 사는 것이다.
삶이 언제 만족스럽기만 하던가. 부족하고 불만스럽고, 그러다가도 안개 걷힌 듯 화창한 삶이 돌아온다. 안개가 걷힌 화창한 날에는 모든 일이 더 상쾌하다. 정말 감사함이 느껴진다.
그 상쾌한 기분, ‘안개’ 덕분이다. 안개가 몇 날을 춥고 우울하게 만들었기에 화창한 날씨가 더욱 반갑고 고마운 것이리라.
서순희 / 합창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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