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최근 성장률이나 물가상승률 등 각종 경제지표는 중국 경제가 이제는 연착륙 국면에 진입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거품붕괴 우려를 낳았던 것과 비교하면 완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투자 급감·수출 불안 등
하반기 경기하강 우려도
■골디락스 수준으로 평가
중국 경제는 올 1분기 11.9%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과열 우려를 낳았지만 2분기 들어서는 10.3%로 떨어졌다. 이는 당초 예상치인 10.6%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더욱이 6월 중 물가상승률도 당초 3.4%로 예상됐지만 2.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안정 속에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는 ‘골디락스’로 평가할 수 있을 정도다.
주희곤 우리투자증권 베이징 대표처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남동부의 이상기변에 따른 재해로 농산물 가격 등이 상승하며 7월에는 소비자 물가가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이지만 하반기에는 물가가 내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인플레이션 고삐를 잡았다는 것은 중국 정부로서는 정책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앞으로 경기 조절을 위한 수단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중국 경제를 짓눌렀던 부동산 버블붕괴 우려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4월 중순 이후 중국 정부가 3주택 이상 소유자에 대한 은행대출 금지 등 강력한 부동산 경기 억제조치를 시행하는 한편 은행 지급 준비율의 지속적인 인상, 은행대출 축소, 적극적인 공개시장 조작을 통한 유동성 회수 등에 나서자 부동산시장이 안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부동산 가격은 4월을 정점으로 떨어지기 시작해 5월과 6월에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투자 급감 우려 등 낙관 일러
하반기부터는 성장 동력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찮다. 우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 경제의 고속성장을 이끈 4조위안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올해 말을 전후로 서서히 사라진다. 6월 산업 생산증가율이 13.7%로 전월(17%대)은 물론 당초 예상치(15%대)보다도 떨어진 것은 이런 우려를 뒷받침한다.
더욱이 중국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경기 억제효과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기업 투자 및 생산 활동 등이 당초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성라이윈 중국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따른 파급효과가 아직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 상반기 부동산 고정자산 투자 증가율은 38.1%에 달했다. 이처럼 엄청난 규모의 부동산 투자가 고속성장을 견인해 왔지만 하반기에는 이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현재 건설업계의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는데다 5월과 6월 중 대도시의 부동산 거래가 무려 70%나 줄어들 정도로 부동산 경기는 크게 위축됐다.
더욱이 상반기 고속성장의 배경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글로벌 금융위기로 성장률이 워낙 낮았던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하반기에는 이런 기저효과가 사라지는 데다 정부의 경기억제 여파로 경기가 급랭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럽 재정위기, 미국의 고용 악화 등으로 수출환경도 만만찮다. 중국 경제의 수출 의존도는 무려 40%에 달한다. 수출이 줄어들면 경기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하반기 들어 성장 추이를 봐가며 인프라 투자 확대 등 추가적인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소 베이징사무소 대표는 “중국 정부가 금융 긴축 방침에서 벗어나 보다 유연한 금융정책으로 돌아서면서 성장 기조를 유지해 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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