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한창이던 때의 일이다. 내가 일하는 곳에서는 직원 휴게실에 TV를 켜 놓고 일하다가 수시로 들어가 잠깐씩 경기를 보고 오곤 했다. 미국 사람들은 대체로 축구에 관심이 없지만 일터에 있는 아프라카 출신 직원들은 정말 열광적이었다. 8강에 올라간 가나 출신은 말할 것도 없고 세네갈이나 토고 출신들도 너나 없이 축구에 열광했었다.
그런데 내게는 믿기지 않는 이상한 일이 있었다. 멕시코와 프랑스가 축구 시합을 하는데 아프리카 흑인들이 모두 프랑스를 응원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세네갈 출신 흑인에게 왜 프랑스를 응원하느냐고 물어 보니까 세네갈이 프랑스 식민지여서 그렇단다. 뭐? 옛날에 식민지였기 때문에 프랑스를 응원한다고?
미 국립 보건원(NIH)에서 박사후 과정(Post Doc.)으로 일할 때다. 미국 보건원엔 전 세계, 특히 아시아 국가 출신박사들이 많이 연수를 온다. 그래서 각 실험실은 전 세계 각 나라에서 온 사람들로 인종 전시장 같기도 하고 각 나라의 문화, 언어 등으로 한편 무척 재밌기도 하다.
우리 실험실에선 해마다 연구 발표회를 전체 엠티를 겸해서 산이나 바다로 가곤 했는데 모임에선 주 행사인 연구 발표회와 더불어 박사연구원들 장기자랑 등 부대 행사도 같이 곁들여졌다.
한 번은 각자 자기나라를 소개하는 시간도 갖게 되었는데 거기서 인도 출신 박사가 발표하는 것을 보고 난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는 슬라이드로 인도 지도를 소개하더니 지도에 그려진 철도들을 설명하면서 이 철도들은 식민지 시절 영국이 인도를 위해서 만들어준 철도이고 그래서 인도 국민은 영국에 고마워한다고.
지하에 계신 간디옹이 다시 한 번 돌아가실 일이 아닌가? 나중에 그 박사에게 영국이 인도가 예뻐서 그 철도들을 만들어 준 게 아니고 식민지수탈을 위해서 건설한 게 아니냐 했더니 그 친구 왈, 그래도 좋단다. 어쨌든 영국이 인도를 근대화시켜준 건 맞다고 한다. 혹시? 인도 뉴라이트?
한국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 소위 뉴라이트란 사람들인데 이 정권들어 요즘은 아주 많다. 뉴라이트들은 인도 출신 박사처럼 일본이 식민지 시절 한국을 근대화시켜 주었다고 주장한다.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 정신대는 자발적 지원등이라고 별 해괴한 소리를 해대고 다닌다.
이들을 인도나 아프리카에 몽땅 수출해 버렸으면 좋겠다. 그러면 우리도 좋고 그들도 아프리칸 뉴라이트, 인도 뉴라이트 등 동조해 주는 친구들이 많으니 좋을 것 아닌가?
일본과 파라과이의 월드컵 16강전을 가족과 같이 보았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일본의 탈락을 매우 즐거워하였다. 혹자는 축구에서까지 뭐 그러느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너도 알고 나도 알고 우리가 일본에게 이렇게까지 하는 건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뉴라이트만 모르는.
이덕근
사람사는 세상
워싱턴 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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