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대학교가 개학을 하면 학생들이 집을 떠나 학교로 가야한다. 세 자녀의 아버지인 나는 첫째 아이가 대학을 갈 때 흥분된 마음으로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해서 대학 생활에 불편함이 없기를 원해 만반의 준비를 하던 중 문득 한 생각이 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멀리 집을 떠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 하느라 정신이 없을 때 혹 사고나 질병으로 당황하면 어떻게 하나 의문이 생겼다. 아마 몸에 밴 직업병인지는 몰라도 그 아이에게 응급 의약품 상자를 만들어 주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시장에 가서 비닐 런치 박스 중 큼직한 걸 사가지고 집에 와 필요한 약품들과 응급 물품들을 넣고 표지에 빨간 글씨로 굵직하게 ‘응급 약품과 물품’이라고 붙이고 다른 학용품들과 함께 포장해 주었다.
집을 떠난 다음 엄마하고는 자질구레한 일들로 전화를 자주하지만 아빠인 나한테는 서운하지만 어디가 아플 때만 찾아서 어떤 약을 어떻게 먹느냐고 물어오곤 했다. 그 때마다 난 가슴이 뿌듯함을 느끼곤 했는데 그 후 밑의 두 아이들이 대학을 갈 때마다 똑 같이 마련해 주었다. 그리고 방학 때 집에 오게 되면 의례히 그 응급 박스를 갖고 와서 빈 약품을 채워 달라고 하면 보람을 느끼곤 했는데 그 아이들이 커서 아래 두 아이들은 이미 전문의사가 됐는데도 아직도 집에 올 때면 응급박스를 가지고 와서 채워 달라기에 자식들은 성인이 돼도 여전하구나 하고 웃음을 짓곤 한다.
윤흥노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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