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준재(퀸즈식물원 한인후원회 운영위원)
2001년 911테러 이후의 세상풍경을 혼돈(chaos)에 빠졌다는 표현 외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테러가 일어난 지 9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그 참상과 뒤따른 슬픔은 잊을 수가 없다. 그 날, 그토록 화창하던 뉴욕의 초가을날 아침, 평화스럽던 미국 땅에 그런 괴변이 일어나리라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당시 테러보고를 받던 부시대통령의 표정에서 너무나 뜻밖이고 상상을 초월하는 사건이라는 것을 역력히 읽을 수 있었다. 그는 어느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었다. 아마 대통령도 납치한 여객기로 미사일처럼 동시 다발적으로 월드트레이드센터를 비롯해서 미국본토를, 그것도 심장부를 공격해 올 줄이야 몰랐을 것이다. 그러나 그 사건은 일어났고 세상은 혼돈에 빠졌다.
첫째가 누구의 소행인가? 둘째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했는가? 수많은 질문과 의혹에 쌓이다가 전쟁이 터졌다. 알 카에다라는 단어가 신문지상을 뒤덮었다. 이슬람 극단분자들의 만행이라 했다. 종교전쟁 양상을 띨 기미도 보였다.
우리 한인사회는 테러이후의 혼돈과 슬픔에서 벗어나 이 세상에 다시 질서와 조화와 기쁨 속에 더불어 사는 평화의 길을 찾고 싶었다. 그것이 퀸즈식물원 지원을 위한 퀸즈식물원 한인후원회의 탄생 계기다. 그리고 후원 모임을 ‘코스모스의 밤(Cosmos Night)’이라 불렀다. 코스모스는 그 이면에 한국의 가을을 상징하고, 코스모스란 혼돈(chaos)의 반대이다. 혼돈에서 조화를 찾고싶다는 염원을 담았고 우리한인이 그 선구자적 역할을 자임(自任)하겠다는 뜻이었다. ‘인종과 문화의 이질감을 자연을 통해서 뛰어넘자’는 취지로 식물원에서 테러 1주기 다음날인 2002년 9월12일에 첫 모임을 가졌다. 내달 9월16일이면 우리 한인은 퀸즈식물원에서 다시 모일 것이다. 911테러에 산화한 수많은 젊은 혼을 달래고 우리 아이들의 춤과 노래가 식물원의 저녁을 수놓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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