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80여명이 장기 이식으로 살아나는 반면에, 매일 20여명은 장기 기증자가 없어 그냥 죽어간다고 한다.
장기 기증을 통해 내 몸의 끝은 다른 사람의 시작인 것을 알면서도 우리의 마음은 아직도 남의 일처럼 느껴지는 것은 어찌된 일인가? 아마도 장기 기증은 내 몸을 주는 것으로만 여겨지고, 반대로 내가 장기 이식(Organ transplants)을 받을지도 모르는 잠재적 수혜자란 사실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결혼 전 아내가 다니던 적십자사의 상관 남편은 그 당시 미 공군 장교로서 한국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다. 어느 날, 50대 중반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돌아가셔서,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으로 장례식에 갔다가 아주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그 분이 유언으로 본인 신체를 병원에 기증하여 의대생의 실습과정을 위해 해부해서 사용해도 좋다는 유언을 남겼다는 것이다.
조선 왕조 500년의 유교사상에 젖은 우리의 문화적 측면에서 본다면, 부모가 물려준 신체를 죽어서도 잘 보존해야 하는데 해부를 해서 실험용으로 쓰라는 말은 감격이기 이전에 충격이었다.
아내는 일찌감치 장기 기증자(Organ Donor)가 되었지만 난 차일 피일 미루고 있었다.
죽고 난 후에 다시 나를 죽인다는 공포였을까? 그러던 어느 날, 죽으면 내 몸을 의식하지 못할 것이고, 또한 금방 썩어 없어질 바에야 남이라도 살리는 것이 더 뜻 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나도 아내를 따라 운전 면허증에 장기 기증자로 등록을 하게 되었다.
장기 기증에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 한 경우는, 죽어서 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한 경우는, 살아서 하는 기증이다. 죽어서 할 경우는 자연사 혹은 사고사로 인해 죽었을 때 장기를 이식하여 생명을 살리는 것이고, 살아서 할 경우는 두개의 신장중 하나를 주는 것으로 죽어서 하는 것보다 더 헌신적이고 어려운 것이라 할 수 있다.
간혹, 신장을 사고파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반인륜적 행동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뇌사 시 장기를 이식할 경우 9명의 불치병 환자를 살릴 수 있으며 죽은 후에 하는 경우는 신장, 각막 그리고 뼈 등을 기증할 수 있다.
장기 이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증자와 받는 자의 혈액형이 맞아야 하는데, 동양인은 동양인의 혈액형과 매우 유사하다고 한다. 따라서 미국 내에서는 소수 민족의 장기 기증자가 백인에 비해 훨씬 적기 때문에 우리와 같은 한국인의 장기 기증은 더욱 절실한 상황이라고 한다.
기독교에서는 장기 기증은 자선의 행위요, 아가폐적 사랑이며, 또한 자기희생이라고 하여 생명 살리는 고귀한 정신을 크게 권장하고 있다.
장기 기증뿐 아니라 헌혈 및 골수 기증 등도 생명 살리는 큰 사랑의 실천이다.
장기 기증을 하고자 하면, 운전 면허증을 신청할 때 등록 할 수 있고 또한 장기 기증 단체를 통해 가입할 수 있다. 또한 유언장에 유언으로 장기 기증이나 신체 기증도 할 수 있다.
장기 기증은 어떤 단체가 주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로 부터 시작되어야 하는 사랑 캠페인이다. 세계의 수도 워싱턴에서 사는 우리들이 먼저 그 작은 운동을 시작한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일까? “나 한사람이 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냐”고 반문도 할 수 있지만, 그 한사람이 바로 변화를 가져오는 사회 정화 캠페인 중 하나이다.
장기 기증은 하나 뿐인 생명을 살리는 귀한 일이라 깨닫고 깊이 고려해 보아야겠다. 왜냐하면, 장기 기증은 죽어서도 다시 살아나는 작은 부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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