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씨의 명저 ‘미학 오디세이’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희극론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인간만이 하고 많은 동물 중에 웃을 줄 아는 유일한 동물이다. 코미디는 보통사람의 모자라는 면이나 악덕을 왜곡시켜 보여줌으로써 우스꽝스런 효과를 연출한다.
코미디라는 것은 실상이 아닌 것을 보여주는데도 불구하고 기지 넘치는 수수께끼와 예기치 못한 비유를 통해 실상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검증하게 하고 ‘아하, 실상은 이러한 것인데 나는 모르고 있었구나’ 하고 감탄하게 만든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선 지금 실제 상황이 코미디가 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희극론을 근본 수정하여야 할 정도로 아주 웃긴다. 이명박 코미디 극단은 ‘어린쥐’로 인수위 때부터 국민들을 웃기기 시작하더니 ‘베스트 오브 베스트’라는 강부자 고소영 내각으로 빅히트를 쳤다.
그러더니 연이은 개각에서 위장 전입, 부동산 투기, 재산 은닉, 이중 국적, 패륜망언 중 적어도 서 너 개는 있어야 장관에 오를 자격이 있을 정도로 총리를 비롯한 장관 후보자들의 비리가 만물상이다. 웃기는 코미디이긴 한데 자꾸 똑같은 소재로 웃기려고 하니 그만 식상해진다.
개각 발표가 있기 전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공정한 사회’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그리고 청문회를 보고 엄격한 인사검증 기준을 만들라고 비서들에게도 강조했다. 정말 우리에게 웃음 주는 MB씨. 공정한 사회를 만들자면서 저런 탈법의 왕자들, 쓰레기 같은 인간들을 총리, 장관 후보로 쓰다니. 정말 코미디이다. 코미디!
전두환 정권 때 그 정권의 모토가 ‘정의 사회 구현’이었다. 민주화를 갈망하는 국민의 염원을 총칼로 짓밟고 그것도 모자라 광주의 시민들을 무참히 학살해 놓고 정의 사회 구현이라니 정말 코미디 중의 코미디였다.
우리는 지난 2007년 12월에 이명박씨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전두환식 코미디가 부활할거라는 예상은 어느 정도 하고 있었다. 위장 전입, 탈세, 자녀 위장 취업, 범인 은닉 등 비리의 백화점을 자랑하시는 분을 대통령으로 뽑은 것 자체가 코미디였으니까. 도덕 필요 없다. 무조건 경제만 살리면 된다. 그래서 국민들은 이명박씨를 대통령을 뽑았다. 그래, 살림살이 좀 나아졌는가? 어미 게가 새끼 게에게 이렇게 말한다. 넌 왜 자꾸 옆으로만 걷니? 똑바로 못 걸을래? 새끼 게가 항변한다. 그러는 엄마는? 하하, 웃기는 게 족속들이다.
지난 민주정권 10년간 사라졌던 코미디가 다시 무대에 올랐다. 코미디는 현실이 아닌 가상 세계를 보여 주어서 관객들을 웃기게 하는 건데도 불구하고 실제 일어난 현실이 코미디라면 이건 최상의 코미디인가? 아니면 비극인가?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는 더불어 사는 세상, 모두가 먹는 것 입는 것 이런 걱정 좀 안 하고, 더럽고 아니꼬운 꼬라지 좀 안 보고, 그래서 하루하루가 좀 신명나게 이어지는 그런 세상이다.”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어 보고자 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 대정부 질문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도덕성 없는 능력은 사기이다. 다음부턴 제발 자격 있는 분을 대통령으로 뽑아 주시기 바란다. 매 번 똑같은 코미디 공연, 이젠 지겹지 않는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