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 연휴 LA 한인타운 맥아더 공원 인근에서 과테말라계 남성이 취중 행패를 부리다 경찰의 총격을 받고 숨지자 히스패닉 커뮤니티가 공권력의 과잉대응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지난 5일 오후 1시께 6가와 유니온 교차로 지점에서 한 남성이 칼을 들고 행인들을 위협하는 등 행패를 부린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관들의 총격에 마누엘 하미네스(37)가 숨졌다.
해당 경관들은 하미네스에게 영어와 스패니시로 칼을 버리라고 말했지만 그가 칼을 머리 위로 쳐들고 공격적인 행동을 취하자 주민보호와 자체방어 차원에서 총격을 가했다고 LA경찰국(LAPD)은 밝혔다.
찰리 벡 경찰국장은 “현재까지는 위협을 막기 위한 정당한 대응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목격자들과 과테말라계 주민 100여명은 경찰이 과잉대응을 했다며 6일 오후부터 밤까지 경찰에 병과 쓰레기를 투척하고 매트리스에 불을 붙이는 등 격렬한 항의시위를 벌여 4명이 체포되고 일부 경관들이 부상을 입었다.
이들은 하미네스가 술에 취해 있을 뿐 위협적이지 않았다며 경찰이 진압봉이나 테이저건 같은 비살상 진압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총격을 두 번이나 가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현장을 목격했다는 한 주민은 “하미네스는 영어를 잘 알아듣지 못했고 단지 주위를 서성이고 있었을 뿐”이라며 “경관들이 그를 땅에 눕힌 뒤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 지역 커뮤니티 운동가인 켈리 플로르는 “충분한 설득 없이 총격을 두 번 가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LA 경찰노조는 성명을 통해 “영어구사 여부를 떠나 사람이 칼을 들고 위협적인 행동을 보인다면 경관은 생명에 직결된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논란이 커지자 찰리 벡 경찰국장과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LA 시장 등은 7일 오후 6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사건의 철저한 조사와 커뮤니티 미팅 개최 등을 약속하며 진화에 나섰다.
<김형재 기자>
7일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LA시장(오른쪽 2번째)이 찰리 벡 LA경찰국장(맨 오른쪽) 및 과테말라 영사관 관계자들과 함께 대책을 밝히고 있다. <왕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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