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노동절 연휴동안 우연히 그랜드 캐년에 관한 다큐멘터리 필름을 볼 기회가 있었다. 매년 5,0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모여드는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된 이 대협곡은 1540년 스페인 탐험대에 의해 처음 발견되기 이전에 이미 아메리칸 인디언들이 13세기부터 살고 있었다고 한다.
몇 세기가 지난 오늘날에도 그처럼 자연 그대로의 장관을 유지할 수 있었던 데는 시오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의 공헌이 크다 하겠다. 그가 대통령이던 1908년에 국가유적으로 선언하였고, 1919년에 이르러서는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또한 1979년에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그랜드 캐년을 자연 그대로 지키려는 미국의 국가적 차원에서의 노력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아직도 그 거대한 캐년을 돌아 보기위해서는 당나귀를 타거나, 하이킹, 카이야킹, 헬리콥터 등을 이용하는 정도만 허용하고 있다. 이것을 크게 거울삼아 본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음에 생각이 미쳤다.
필자가 살고 있는 산타로사시와 제주도의 제주시가 오랫동안 자매도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인연으로 하여 제주도에 관한 뉴스를 자주 접하게 된다. 끊이지 않고 대두되는 이슈 중 하나가 한라산 개발문제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한라산 정상까지 쉽게 올라가 그 경관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케이블카를 설치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수십년째 공방을 거듭하고 있다.
지역경제 회생과 관광산업을 발전시킨다는 이유로 한라산에 케이블카 설치가 맨 처음 거론된 것은 42년 전인 1968년이었다. 당시 민간자본에 의해 설치를 추진하려다가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는 거센 여론에 밀려 포기를 했던 것이 첫 번째 사례이다.
그랜드 캐년의 협곡사이로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있다고 상상을 해 보자. 상상조차 하기 싫은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다. 한라산 또한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자연유산이다. 자부심을 가지고 힘이 들더라도 스스로 걸어서 올라가 백록담의 장관을 내려다 볼 때에 정상을 정복한 희열을 맛 볼 수 있지 않겠는가.
장용희 글로벌아카데미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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