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경
편집국 부국장
MB정부 장수 장관으로 알려졌던 외교장관이 어느 날 갑자기 딸의 외교부 특채문제로 불명예 제대를 한 후 이어지는 외교부내 해묵은 관행과 문제점이 세상 밖으로 노출되고 있다. 이같은 소식을 접하며 잘 나가는 조직의 리더나 단체가 무너지는데는 비슷한 공통점이 있음을 알게 된다.
‘조직원들의 필요 이상의 끈끈한 동지애’와 ‘구조적 온정주의’가 원칙준수의 윤리감각을 무디게 하며 자칫 방심하는 순간 예상치 못한 일로 해묵은 문제점들이 세상 밖으로 불거져 나오며 몰락 한다는 것이다.
멀리 볼 것도 없이 하와이 한인사회도 10대 한인회장 시절 ‘한인회관건립기금 8만달러 증발사건’ 통해 이같은 병페를 직접 체험한 바 있다. 그후 ‘명함속 한인회’와 ‘2개의 한인회’ 파행운영의 시련기를 극복하고 2010년 9월, 추석을 며칠 앞둔 하와이 한인사회는 20대 한인회 역사의 맥을 이어가며 다시한번 한인문화회관건립을 위한 모금운동의 열기를 북돋우고 있다.
그러니까 오늘이 있기까지 하와이 한인사회는 8만달러 이상의 만만치 않은 수업료를 지불한 셈이다.
그래서인지 하와이 한인들은 그 어느때보다 한 마음으로 뭉쳐 문화회관 건립의 염원을 불태우며 이를 주관하고 있는 한인회와 ‘문화회관건립추진위원회’(이하 문추위)에 ‘무한신뢰’를 보내고 있다.
20대 한인회와 문추위는 이런 한인들의 신뢰에 보답하기 위해 회장이하 이사진들이 끈끈한 팀웍으로 뭉쳐 열심히 모금운동을 전개하며 기금관리의 투명성 유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지난 주 시중에 공개된 한 장의 포스터(사진 아래)로 인한 헤프닝은 한인회와 문추위 관계자들이 비영리단체 운영에 ‘방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이 포스터는 11월에 한인문화회관건립 기금마련을 위해 한인회와 문추위 그리고 한 방송사가 나란히 손잡고 연예인 초청 쇼를 개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를 본 일부 독자들과 광고주들이 ‘한국일보 기사가 잘못 나간 것’이냐며 문의를 해 왔다.
그도 그럴것이 정작 한인회와 문추위는 지난 8월말 3/4분기 정기이사회를 통해 보다 실속있는 모금운동을 전개하기 위해 매년 연말 주최하던 연예인 초청 디너쇼를 중단하고 12월 동포사회 자체적인 송년모임을 개최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이를 본보가 9월2일자로 보도했다.
문추위 관계자들도 AM 1540 라디오 서울의 초대석 프로그램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알리는 인터뷰 내용이 지난 11일 방송 되었기 때문이다.
16일 한인회장에게 사실 확인을 한 결과 본보 기사내용이 맞고 포스터가 잘못 제작된 것이라는 해명을 들었다.
행사 주최측이 편의상 비영리단체 한인회가 혹시 모를 연말행사를 위해 미리 대관해 논 행사장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실수와 오해라는 것인데 한인회와 문추위 로고가 나란히 인쇄되어 일반에 공개되기까지 정작 관계자들이 몰랐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칫 “한인회라는 비영리단체가 영리단체를 지원하는 비상식적인 운영을 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비난에 직면할 수도 있고 이로인해 20대 한인회가 그동안 쌓아온 공든 탑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려오기 때문이다.
한인록 발간을 통해 연간 10만달러 이상의 운영비를 집행하고 있고 50여만달러의 문화회관건립 기금을 관리하고 있는 이민종가 중추 단체들의 집행부와 이사진들은 이번 헤프닝과 관련해 명쾌한 해명을 하고 동포사회의 우려의 목소리를 잠재워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를 계기로 윈칙에 입각해 보다 효율적이고 긴장감 있는 조직 운영을 위해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시간을 갖게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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