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이익에 앞서 법과 원칙 고수 위해 노력’
문대양 전 대법원장이 최근 현지언론과 가진 고별 인터뷰에서 밝힌 법관으로서의 그의 공직생활 소신이 원칙없이 흔들리는 한인회와 문추위를 지켜보는 한인들사이에 큰 공명을 울린다.
“대중의 인기를 얻기 위해 할 수 있는 것들, 그리고 자신의 신념 등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 후 이 모든 것들을 제쳐두고 사실과 원칙에 입각해 법을 해석해야 한다”
문 전 대법원장은 자신의 업적을 뒤돌아 보며 1993년 동성결혼 합법화 논란, 수퍼페리, 그리고 터틀베이 리조트 개발건 등 굵직한 사안들에 대한 법적 해석을 내릴 당시 이 같은 펜스 판사의 조언을 되새기며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문 전 대법원장은 평소 결혼이란 이성간의 전통적인 형식을 따라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으나 1993년 동성결혼을 금하는 하와이 주 헌법이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릴 당시 그는 자신의 생각보다는 사실에 입각한 법적 해석을 우선시 했다고 소신있게 밝혔다.
이와 관련 문 전 대법원장은 “지금도 결혼이 갖는 의미에 대한 나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고 당시 위헌 판결은 내게 어려운 결정이었으나 분명 옳은 일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직업 창출 및 이웃 섬간의 경제활성화에 크게 이바지 할 것으로 기대되던 수퍼페리의 조기운항을 위한 특별법제정, 그리고 건축업 부양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터틀베이 리조트 확장공사에 대한 위헌 판결 등도 ‘경제적 이익’ 보다는 ‘법과 원칙’을 고수한 문 전 대법원장의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문 전 대법원장이 주 사법부 수장으로 재임시 종종 그의 운영방식에 불만이나 비판도 따랐으나 법정통역관 제도, 마약과 정신병 관련 사건을 다루는 전문 법원의 창설 등 하와이주 사법부를 환골탈태시키는 현대화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빛나는 업적을 달성하게 된다.
그러나 문 전 대법원장은 많은 업적 중에서도 항상 최우선으로 삼은 것은 바로 ‘사법부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이었다고 회고한다.
문 대법원장 후임으로 취임한 마크 렉텐볼드 대법원장은 “문 대법원장은 어떠한 외부의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사법부의 독립성을 지켜왔다”고 평가했다.
공화당 성향의 문 전대법원장은 1982년 당시 민주당의 조지 아리요시 전 주지사의 임명으로 주 순회법원 판사로 취임하면서 하와이 사법부와 인연을 맺게 됐다.
법조인으로서 그리고 공직에 몸 담고 있는 사람으로 그는 “공직(公職)이란 우리가 세상에 살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을 이롭게 하기 위해 내는 일종의 ‘렌트비’와 같다”는 선친의 말을 기억하며 항상 이 같은 자세로 업무에 임해 왔다고 회상한다.
그래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종신직이자 영예로운 연방판사로 임명하려 했을 때 문 전대법원장이 거절했던 것도 주민들의 일상에 밀접한 관련을 갖는 지방법원에 머물길 원했기 때문이다.
또한 문 전 대법원장은 비록 연방대법원이 “각 주정부 산하 법관들의 은퇴연령 규정은 지방정부가 알아서 결정할 일”이라고 판결했으나 연방판사나 주지사 등은 은퇴연령 제한이 없다는 점에서 이는 ‘위헌’에 가깝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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