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기자
편집국에 입사해 선배들로부터 가장 귀에 못이 박히게 듣고 있는 주의사항이 ‘취재원과의 적당한 거리 유지’와 ‘팩트의 확인 또 확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하는 일이라 이런저런 실수도 하게 되고 또 그 실수를 통해 기자로서의 역할을 배우고 또 보람도 느껴가고 있다.
취재원과의 적당한 거리, ‘불가근(不可近) 불가원(不可遠)’의 원칙은 비단 기자생활 뿐만 아니라 성공적인 인간관계, 조직관리에서도 철칙이라는 생각이다.
‘너무 가까이 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멀리 하지도 말라’는 뜻으로 해석되는 이 말의 의미가 특히 최근 한인회와 문화회관건립추진위 관계자들을 취재하며 피부로 느끼게 된다.
지난 몇 년간 한인회와 문화회관 건립추진위원회는 많은 기사거리를 만들어 내며 한인사회 중추단체로 역할을 해 오고 있다.
덕분에 기자는 ‘한인회 전담기자냐’라는 말을 듣기도 하며 이들 단체 관계자들과 자주 접하고 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이들 두 단체의 일부 구성원들간의 적당한 거리가 무너지고 있다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그 부작용이 결국 연예인초청 공연으로 불거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해프닝의 요지는 한 마디로 일부 조직원들의 끈끈한 동료애로 비영리단체 운영의 원칙과 절차를 무시한데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한인회장이 사전에 이사회의 의견을 묻거나 조율을 거치지 않고 비영리단체 명의를 ‘한인회 이사직을 겸하고 있는 한 업주’의 편의를 봐준다는 차원에서 빌려주면서 벌어진 촌극은 급기야 ‘한인회’와 ‘문추위’가 그동안 공들여 쌓아왔던 투명한 비영리단체 운영이라는 공신력에 결정적인 흠집을 내기에 이르렀다.
또한 한인회 이사진들 사이에서도 한인회장과 문추위 일부 관계자들의 독주에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게 한다.
일부 한인회 이사들은 “한인회장이 공연 주최측에 한인회 명의를 빌려주기로 한 사실을 전혀 통보 받은 바도 없고 이에 대해 이사진의 의견을 묻지도 않았다”며 한인회장의 독주에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또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 처신으로 구설수에 오른 당사자들이 실수를 사과 하기는 커녕 그 실수를 무마하기 위해 일을 더 크게 벌이고 있다”고 일침을 가한다.
또한 “이번 기회를 통해 한인회와 문추위 관계자들이 비영리단체 운영에 대한 원칙과 역할에 대해 새롭게 공부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한다.
지난 20일 ‘긴급히’ 소집된 문추위 회의만 해도 해당 단체 수뇌부가 이미 특정업체와 계약서까지 다 만들어 놓고 사전에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참석한 위원들에게 승인하라고 다그치고 회유하는 모습은 수십만달러의 공금을 관리하고 있는 공신력있는 단체의 회의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솔직히 기자는 이번 해프닝과 관련, 관계자들이 포스터 인쇄과정의 실수에 대해 사과하고 자선공연 형식으로 깔끔하게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런데 무슨 연유에서 한인회장과 문추위가 직접 나서 말 바꾸기를 하면서까지 한인사회 분란을 자초하는지…
다시한번 인간사 ‘불가근 불가원’ 오묘한 진리를 되새겨 본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